[더 한장] 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가 불타고 있다

이덕훈 기자 2024. 6.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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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브라질 코룸바 지역에 있는 세계 최대 습지인 판타나우에서 계속된 화재로 나무들이 불타면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판타나우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 습지로, 전체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한 약 22만㎢에 달한다. /로이터 뉴스1

얼마 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대홍수를 겪은 브라질이 이제 산불로 세계 최대의 담수 습지인 판타나우까지 불타는 재앙을 맞고 있다. 판타나우는 불이 붙기 어려운 습지대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브라질의 7월~9월은 건기에 해당된다. 아직 건기를 앞둔 시점인데 거대한 습지대 전역에서 불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화재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벌써부터 충격적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통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6월 9일까지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 이상 증가했다. 2023년 1월 1일부터 6월 9일까지 127건의 화재가 보고되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동안 그 숫자는 1,300건을 훌쩍 넘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의 위성 감시 프로그램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6월 9일까지 3,400㎢ 이상의 습지가 불에 탔고, 이는 유례가 없는 기록이 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산불 시즌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고 강도도 더 세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해 보다 비가 적게 내려 화재 확산이 더 쉬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NGO 연구소는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장마철에도 화재가 증가했다는 것”이라며 8월과 9월에 건기가 절정에 이르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브라질 당국도 지난 4월 낮은 강우량이 대형 산불에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며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판타나우 습지 화재의 원인은 대부분 인재로 추정된다. 가축 사육을 위한 목초지를 확보하고 꿀을 채취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이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이 많다. 여기에 기후위기와 엘니뇨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이어져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습지의 풀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토양의 수분을 말라버리게 만들었고 우기 때 강수량이 부족해 범람해야 할 강물이 범람하지 못하고 습지 초원이 바싹 마르게 된 것이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됐다.

‘판타나우(Pantanal)’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 pântano에서 왔으며, 습지를 뜻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 습지로, 전체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한 약 220,000㎢이다. 브라질의 마투그로수두술주에 대부분이 걸쳐있고,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의 일부도 차지하고 있다. 우기에는 80% 가량의 평원이 물에 잠겨 수상 동식물들의 생태계의 다양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습지인 브라질 판타나우 습지에서 가축들을 화재지역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농부들이 말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판타나우의 화재 원인은 대부분 인재로 추정된다. 가축 사육을 위해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이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이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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