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olumn] 몰락하는 전북의 원인 그리고 김두현호를 믿고 기다려야 하는 '이유'

정지훈 기자 2024. 6.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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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팀의 성과와 명성을 쌓는 기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속도는 너무 가파르다. 한때 K리그를 대표하던 전북 현대였으나 2024시즌 그들의 현재 순위는 ‘리그 10위’다. 너무나도 명확한 추락 신호를 깜빡이고 있는 전북은 이제 김두현 감독을 믿고 기다려야만 한다.


김두현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전북은 3승 5무 8패 승점 14점으로 리그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시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전북이지만 부진으로 돌입한 기간은 꽤 긴 시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시즌부터 리그 우승을 울산에 헌납했던 전북은 이듬해 리그 4위에 그치며 10년 만에 무관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리그 최다 우승(9회), 코리아컵 최다 우승(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기록하며 K리그를 넘어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 명문 구단으로 거듭났던 전북이었으나 현재는 강등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도 잘나갔던 전북의 부진,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한 ‘색채 실종’



이들의 부진 원인 중 하나는 단연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한 팀 축구 색채 실종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05년 전북은 구단의 운명을 바꿀 한 인물을 감독 자리에 선임했다. 바로 최강희 감독(산둥)을 선임한 것. 최 감독 지휘 아래 전북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에서 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2005년 부임 첫 해 코리아컵(당시 FA컵)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은 이듬해 구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웃었다. 2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한 이들은 기세를 이어 2009년에는 첫 리그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신흥 강호로 발돋움했다. 이후 전북과 최 감독은 리그 우승 6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추가하며 동행을 이어갔으나 2018시즌 이후 행복했던 동행은 막을 내리게 됐다.


바로 최 감독이 중국 무대로 이적을 택했기 때문. 전북은 최 감독의 후임으로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 사단에서 코치로 활약한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했다. 모라이스 감독 지휘 아래 전북은 2년 동안 리그 우승 2회와 코리아컵 우승 1회를 추가하며 웃었으나 최 감독 시절과는 사뭇 다른 축구 색채가 나왔다.


최 감독의 전북은 ‘닥치고 공격’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공격에 있어 과감한 방향성을 가진 축구 색채를 보였으나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은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중시하는 전술을 선보였다. 성적은 잡았으나 모라이스 감독이 추구하던 축구 색채는 전북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고 결국 계약기간 2년을 다 채우고 전북을 떠나야만 했다.


전북은 모라이스 감독 후임으로 선수-코치로써 구단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상식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 회견에서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일 것”이라 말하며 공격 축구 부활을 선언했으나 결과와 내용은 아쉬웠다. 부임 첫 해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웃었으나 이듬해 리그 우승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코리아컵 우승으로 위안을 달랬으나 지난해에는 리그 10경기 만에 6패를 기록하며 구단을 떠나야만 했다.


김 감독은 모라이스 감독과는 다르게 빠르게 공을 전방으로 보내며 직선적인 공격 축구를 선호했다. 하지만 후방에서의 안정감은 떨어졌고 공격 전술에서의 세부 전술이 떨어지며 공격력마저 감소 되는 상황을 겪었다. 전북은 김 감독의 후임으로 루마니아에서 환상적인 지도력을 선보이고 있는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이 또한 실패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지휘 아래 전북은 지난해 리그 4위 성적과 무관을 기록했으며 이번 시즌 개막 후에는 리그 5경기에서 무승을 기록, 결국 자진 사임으로 팀을 떠났다. 페트레스쿠 감독 체재 아래 전북은 김 감독 시절과 마찬가지로 떨어지는 공격 세부 전술, 무의미한 크로스와 롱볼 축구로 비판받았다.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전술과 상대의 전술적인 변화에 취약했던 전북은 상대 팀들의 먹잇감이 됐다.


# 방향성 잃은 영입 기조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한 축구 색채가 옅어졌다는 부분 역시 전북의 부진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바로 영입과 관련 있다. 전북은 모기업의 강력한 투자에 힘입어 K리그 내 가장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했으나 전북은 계속된 영입 실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한 활약상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대전에서 17골 7도움을 기록했던 티아고를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해 영입했으나 이번 시즌 15경기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더해 비니시우스와 에르난데스는 부상으로 장기 이탈 중이며 지난해 여름에 합류했던 보아텡은 아쉬운 활약을 페트라섹은 단 1경기 출장에 그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기대를 모았던 K리그 경력직 안드레 루이스는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단 1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팀을 떠났고 하파 실바 역시 리그 25경기 3골 1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며 고국인 브라질로 떠났다. 이들은 거액의 연봉을 보장받으며 팀에 입단했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국내 선수 영입 실패 사례도 이어졌다. 지난 2019시즌 팀의 주포 김신욱의 이적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을 찾았던 전북은 거액을 들여 김승대를 포항으로부터 영입했으나 이적 후 단 1골에 그치며 아쉬움을 샀다. 이에 더해 한승규(서울), 최영준(제주), 정태욱, 정우재, 김진규(김천) 등 리그 내 수준급 자원들을 영입했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는 선수들의 개인적인 폼 저하도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앞서 언급한 팀의 잦은 축구 색채 변화와 맞물리기도 했다. 쓰임새가 각각 다른 선수들이지만 전북은 이를 생각하지 않고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무리하게 거액을 들여 팀에 영입하기에 급급했고 영입 실패는 계속됐다. 결국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최악의 재무제표 수치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 확실한 철학과 보완책 제시, 김두현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지난달 27일 위기에 빠진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감독은 취임 기자 회견에서 이를 언급하며 전북의 무너진 축구 색채 주입을 나섰다. 김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해 “시간, 공간, 포지셔닝, 밸런스를 추구한다. 현대축구는 시간과 공간의 싸움이고 그래서 포지셔닝 싸움이 시작됐다. 경기 중 시간과 공간을 얻기 위해, 상대에게는 주지 않기 위해 포지셔닝 게임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밸런스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현재 전북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집어내며 보완책을 제시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 리그 내에서 90분 후 가장 많은 실점(7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으로 체력적인 문제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울산전 패배 후 “70분 후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라고 말한 데 이어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해져야 한다. 지금은 두 가지 모두 모자란다”라고 언급하며 앞으로의 개선점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비록 김 감독은 부임 후 2연패를 기록했으나 전북과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수년간 무너진 축구 색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다. 이에 더해 빠르게 추락한 성적 복구 역시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다시 무너진 팀의 기조를 세워야만 하며 자신들을 대표하는 축구 철학과 색채를 재건해야 하는 과정 앞에 놓여있다. 결국 다시는 이런 상황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김두현 감독을 믿고 기다려야만 하는 전북이다.


글=‘IF 기자단 3기’ 곽성호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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