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이 올라가면 두산이 승리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사령탑은 왜 고졸 루키에게 클로저 자리를 맡겼나 [MD잠실]

잠실=김건호 기자 2024. 6. 1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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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두산 김택연이 8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김택연이 올라가면 두산 베어스가 승리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두산 이승엽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마무리투수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홍건희를 대신해 김택연이 두산의 뒷문을 책임진다.

이승엽 감독은 "(홍)건희가 조금 앞에서 대기한다. 당분간은 구위도 살리고 조금 마음 편한 상태에서 올리려고 한다"며 "오늘부터 당분간은 택연이가 뒤에서 준비한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신인이다. 입단 당시 김태룡 두산 단장은 김택연을 미래 두산의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을 선수라고 평가했다.

올 시즌 김택연은 1군 무대에서 30경기에 나와 2승 4홀드 2세이브 30⅔이닝 16볼넷 35탈삼진 평균자책점 2.6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1을 기록했다. 개막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2군에서 재정비 후 돌아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6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두산 김택연이 9회초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엽 감독은 "개막전 때 실패하면서 조금 위축된 것 같았다. 맞지 않아야 될 공들이 맞다 보니 본인 스스로도 힘들어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사구가 많았다"라면서 "2군에 갔다 와서 결과를 내다 보니 자신감도 굉장히 붙었다. 잘 이겨내고 완전히 프로 무대에 적응을 했다고 본다"고 했다.

홍건희를 좀 더 편한 상황에 올리고 김택연을 마무리투수로 선택하는 것은 이승엽 감독에게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사령탑은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난해에도 그렇고 올 시즌 초반에도 바꾸었다. 한 시즌에 두 번 바꾼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다운되는 것도 있고 마지막에 경기를 내주게 되면 그 여파가 크다. 건희도 심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다"며 "그래서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 건희도 살리고 팀도 살리기 위해 변화를 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과 홍건희 모두 직접 면담을 했고 보직 변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택연이와 건희 모두 직접 불러서 이야기했다. 건희는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었는데, 최근 실패가 잦아지다 보니 불안한 마음으로 던지는 것 같더라. 어제(12일)도 자신감 있는 투구가 아니었다"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봤을 때 느낌도 이야기해 줬다.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상태에서 투구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택연이한테도 좀 더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줘야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택연이 올라가면 두산이 승리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이 김택연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삼진과 볼넷허용 비율이 2.19로 좋다. 경기당 탈삼진 10.27, 경기당 볼넷허용 4.70을 기록 중이다.

사령탑은 "지금까지 경기 내용을 봤을 때 택연이의 스트라이크-볼 비율, 사사구 비율, 삼진 비율이 좋다. 모든 부분을 고려했을 때 택연이가 올라갔을 때 상대 팀이 가질 수 있는 압박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자가 있을 때 위기 상황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1번이 택연이었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두산 김택연이 9회초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주자가 있을 때도 강한 모습이다. 주자가 없을 때 김택연의 피안타율은 0.224, 피출루율은 0.297이다. 하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피안타율 0.154, 피출루율 0.302이다. 득점권 상황에서는 피안타율 0.139, 피출루율 0.295를 기록 중이다.

이승엽 감독은 "주눅이 들지 않고 어떤 상황이 와도 자신의 공을 던진다. 어떻게 보면 주자가 없을 때보다 위기 상황,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전력 투구를 하는 것 같다"며 "그만큼 승부욕도 있는 것 같다. 마무리로서 기질은 충분히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승엽 감독은 "택연이가 올라가면 무조건 두산이 승리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런 투수이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로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김택연은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당일 곧바로 등판했다. 두산이 9-6으로 앞선 9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김태연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 세이브를 기록했다.

2024년 6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두산의 경기. 두산이 9-6으로 승리한 뒤 김택연과 김기연 포수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경기 후 김택연은 "세이브 상황에 올라가서 큰 탈 없이 깔끔하게 막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마무리투수가 된 첫날부터 세이브를 하게 돼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마무리 보직이었다. 그는 "오늘 (마무리투수가) 될 줄 몰랐다. 감독님께서 더 중요한 임무를 맡긴다고 그러셔서 조금 책임감도 있지만, 7~8회에 던지던 대로 던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며 "내 뒤에 투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하라고 하셔서 그런 책임감을 갖고 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택연은 이날 경기에서 세이브를 달성하기 전 두 차례 세이브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세이브는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뒤 달성한 첫 세이브였다.

김택연은 "진짜 마무리투수로 올라간 것이기 때문에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그래도 던지던 것처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점수 차가 3점 차다 보니 홈런을 맞아도 1점 차가 되고 2아웃이니까 맞더라도 초구부터 과감하게 던지자는 생각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택연은 "마무리투수라는 자리가 중요한 자리다. 팀이 3시간 앞서고 있다가 1분 만에 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할 것 같다"며 "저 때문에 지는 날도 있겠지만, 더 힘든 날이 올 순간들을 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일단 마무리가 된 것은 기분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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