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희, 대마초 구설수에 억울 “훈방에도 방송 출연 정지”(지금, 이순간)[어제TV]

이하나 2024. 6. 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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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STORY ‘지금, 이 순간’ 캡처)
(사진=tvN STORY ‘지금, 이 순간’ 캡처)
(사진=tvN STORY ‘지금, 이 순간’ 캡처)

[뉴스엔 이하나 기자]

정훈희가 과거 대마초 구설 때문에 방송 출연 정지를 당한 사연을 털어놨다.

6월 13일 방송된 tvN STORY ‘지금, 이 순간’에는 가수 정훈희가 출연해 자신의 히트곡에 얽힌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이날 정훈희는 자신의 부산 오션뷰 3층집을 공개했다. 정훈희는 “30년 전에 김태화가 땅 사놓은 거다. 그때는 길도 없고 담도 없고 그냥 모래 산이 담이고 그럴 때였다. 내일이면 쓰러져 갈 집을 사자고 그러더라. 내가 ‘이런 집 사서 뭐하게?’ 그랬더니 앞으로 ‘30년 뒤에 나이가 70대 되면 누가 우리 불러줄 것도 아니고 우리 집에서 둘이 음악하고 살면 좋잖아’라고 하더라”며 “지금은 땅값 제대로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정훈희의 집은 1층은 라이브 카페로 운영 중이었으며, 2층과 3층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했다. 남편 김태화와 다른 층에서 2년째 각집 살이 중이라고 밝힌 정훈희는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다. 자기 전에 하는 게 다르다. 그러니까 같은 방에 살 때는 그게 불편하다”라며 다시 합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MC들은 정훈희를 데리고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의 상영관에 도착했다. 55년 만에 데뷔곡 ‘안개’를 재녹음한 정훈희는 영화를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21년 ‘안개’ 재녹음 요청을 받았던 정훈희는 17살 때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줄 수 없다며 단칼에 제안을 거절했으나, 박찬욱 감독이 영화 개봉까지 미룬 채 2년을 구애하는 모습에 감동해 재녹음을 수락했다.

정훈희는 “우리 사무실에서 ‘선생님이 안 하시면 영화 접는다는 말까지 하시는데요?’라고 했다. 2년을 기다렸다는 말에 마음이 확 왔다. 송창식 선배님과 같이 해달라고 하더라. 나 혼자 부르는 것보다 송창식과 같이 부르며 뭔가 분위기가 다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내가 녹음할 때 멜로디를 살짝 바꿨다. 따로 녹음했지만 송창식 형이 변주를 알아채고 같이 틀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옛날의 곱고 높은 소리만 좋아한다면 옛날 음원을 들으면 된다. 지금 새롭게 녹음을 하고 싶다는 것은 지금 연세에 들려줄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며 “문제는 송창식 선생님이었다. 직접 만났을 때도 정훈희 선생님이 ‘아이 거참. 좀 합시다 형. 젊은 사람들이 영화 좀 하겠다는데’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얼마 못 버티셨다. 오직 내 영화를 위해서 노래를 해주신다는 게 이 순간을 위해서 내가 영화를 만들었구나 생각했다. 영화감독이 된 보람이 여기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1967년 17살, 작은아버지의 공연장에서 노래 연습을 하고 있던 정훈희는 마침 옆 레스토랑에서 식사 중이던 고(故) 이봉조에게 발탁돼 가수의 길을 걸었다. 당시 ‘안개’가 수록된 릴 테이프를 방송국 두 곳에 보냈고,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3시의 다이얼’을 통해 노래가 공개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정훈희는 ‘안개’로 도쿄 국제가요제에 출전해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안개’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정훈희는 대마초가 나온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구설에 휘말려 방송 활동 중지까지 당했다. 정훈희는 “다 담배 피우니까 담배 피우는 줄만 알았지 대마초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집에서 화장실 갈 때 신문지 들고 가지 않나. 앉아서 펼쳤더니 1면에 ‘정훈희 수배’라고 나왔다”라며 “우리 집에 전화를 한 번이라도 하고 썼어야지. 내가 경찰에 가서 ‘날 수배했냐’라고 했다. 근데 기사는 다 나갔다. 난 죄가 없으니까 훈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경찰의 훈방 조치에도 정훈희는 방송과 공연 모두 출연이 정지됐다. 그때 정훈희는 이봉조가 자신을 위해 남겨둔 ‘꽃밭에서’로 1979년 제20회 칠레 국제가요제에 참가했고, 최우수가수상을 수상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1975년에도 김추자의 ‘무인도’로 칠레 국제가요제에 출전했던 정훈희는 건강 문제가 생긴 김추자를 대신해 일주일 만에 긴급 여권을 발급받고 가요제에 출전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이봉조는 비행기 안에서 이틀 동안 즉석으로 편곡을 했고, 이 곡으로 두 사람은 최고가수상, 최고작곡상까지 수상했다.

대한민국 1호 로커이자 정훈희의 남편 김태화도 깜짝 등장해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열창했다. 김태화는 과거 이 노래가 밋밋해서 끌리지 않았지만, 연애 시절 정훈희의 추천으로 이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훈희는 “클럽에서 밤에 고함 지르고 노래를 하는데 멋있고 좋지만 돈이 안 됐다. 히트곡이 있어야 돈을 많이 받을 것 아닌가. 내가 볼 때는 너무 아까운 거다. 도향이 형한테 가서 ‘형, 내 남자친구가 끝내주는 로커인데 곡 하나만 줘라’고 했더니 이걸 주더라”고 말했다.

김태화는 1980년 30살 때 반골기질로 서울 국제가요제에서 리허설 때와 다른 옷을 입고 무대를 왔다 갔다하는 등의 파격으로 가요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덕분에 ‘바보처럼 살았군요’는 크게 히트했지만, 이 곡의 ‘밋밋함’이 준 트라우마로 인해 김수철의 대히트곡 ‘못다 핀 꽃 한송이’를 놓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신의 가수 인생사를 살펴본 정훈희는 “옛날 분들이 세월 훅 간다고 하셨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우리가 그런 때가 있었구나. 같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게 최고의 삶이 아닐까”라며 1989년 남편 김태화와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듀엣곡 ‘우리는 하나’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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