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까기에 텅 빈 베이스' 나사 풀린 한화, 19년 만의 스윕은 어림도 없었다

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4. 6.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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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의 기쁨에 취해 있었던 걸까.

프로야구 한화가 느슨한 수비로 김경문 감독 부임 뒤 2번째 3연승이 무산됐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제대로 잡았다면 추가 진루를 막을 수도 있었던 점에서 한화로선 입맛을 다실 장면이었다.

이날 한화는 초반 대량 실점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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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 좌완 산체스. 연합뉴스


2연승의 기쁨에 취해 있었던 걸까. 프로야구 한화가 느슨한 수비로 김경문 감독 부임 뒤 2번째 3연승이 무산됐다.

한화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6 대 9로 졌다. 전날 9회초 4 대 3 짜릿한 승리까지 2연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19년 만의 두산과 3연전 싹쓸이 기회를 놓쳤다.

29승 35패 2무가 된 한화는 7위는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 키움을 18 대 10으로 대파한 8위 롯데(28승 35패 2무)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와 승차도 3경기로 벌어졌다.

이날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의 초반 난조를 패인으로 볼 수 있다. 산체스는 2회말 강승호, 전민재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선실점하는 등 한 이닝에만 4실점했다.

하지만 수비가 아쉬웠다. 전민재의 좌중간 2루타 때 좌익수 최인호가 한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더듬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제대로 잡았다면 추가 진루를 막을 수도 있었던 점에서 한화로선 입맛을 다실 장면이었다.

이어진 박준영의 내야 안타도 마찬가지였다. 강습 타구를 1루수 김태연이 일단 몸을 날려 막아냈고, 흐르는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하려 했다. 그러나 산체스가 베이스 커버를 미처 하지 못해 1루를 밟는 박준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산체스의 집중력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불운도 따랐다. 후속 조수행의 타구가 1루수 키를 살짝 넘어 느리게 굴렀다. 발 빠른 박준영과 조수행이 날래게 달려 2타점 3루타가 됐다.

이에 한화 수비진은 더욱 흐트러졌다. 헨리 라모스의 땅볼에 3루수 하주석이 포구 실책을 범했고, 이는 2사 1, 3루에서 양의지의 적시타로 연결됐다.

6회말 한화의 추가 실점 때도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있었다. 담장까지 흐른 강승호의 우중간 타구 때 우익수 채은성이 다시 더듬었다. 이를 본 강승호는 2루에서 3루까지 달렸다. 전민재의 적시타와 도루, 박준영의 적시타까지 두산은 손쉽게 2점을 더 보탰다.

13일 경기에서 한화의 느슨한 수비에 3루까지 밟은 두산 강승호. 두산 베어스


한화는 8회말에도 어이 없는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줬다. 두산 선두 타자 조수행의 타구를 바뀐 2루수 문현빈이 제대로 잡지 못해 출루를 허용했다. 조수행의 주력에 문현빈이 서둔 탓이 있지만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문제는 다음 타자 라모스의 땅볼에 김태연이 알까기 실책을 범한 장면이었다. 그 사이 발 빠른 조수행이 홈까지 달려 9점째를 냈다.

이날 한화는 초반 대량 실점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추격했다. 6회초 3점을 냈고, 9회초에도 3점을 뽑아내 3점 차까지 쫓았다. 만약 수비가 단단했다면 해볼 만한 경기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한화 팬들의 열띤 응원 모습을 보면 승리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전날 김 감독은 특유의 뚝심 야구 대신 9회초 스퀴즈 번트로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5할 승률에서 -8경기를 만회하려면 이길 경기는 이겨야 한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아직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5할 승률로 가을 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서 한화와 김 감독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잖다.

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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