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中우시바이오…불확실성 커진 글로벌 CDMO
미국 견제받던 우시기업, 1차 방어…"로비 덕"
바이오업계 "생물보안법안, 결국엔 통과될 것"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 및 CRO(임상시험수탁) 기업인 우시 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이 미국의 ‘생물보안법안’ 1차 방어에 성공하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선정한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으로, 여기에는 우시앱텍가 우시바이오로직스, 유전체분석 서비스 기업인 중국 BGI 등이 포함돼있다.
미국 브래드 웬스트럽(Wenstrup) 하원의원(공화당, 오하이오)은 지난달 하원 상임위(감독 및 책임위원회)를 통과한 생물보안법안을 NDAA 개정안에 포함시키는 수정안을 하원 규칙위원회에 제출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안보와 국방정책, 국방 예산과 지출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법으로, 1961년 제정 이래 매년 미국 의회에서 가결돼 대통령 승인을 받고 있다. 매년 통과되는 국방수권법에 생물보안법안이 포함된다면 올해 안에 생물보안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생물보안법안이 하원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우시 기업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우시의 로비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불확실성 속에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우시가 1차 방어에 성공했으나, 생물보안법안이 결국엔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바이오협회 오기환 전무는 “생물보안법안이 가장 빠르게 통과되는 방법은 NDAA 개정안에 올라타는 것이었지만 하원에서는 통과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되면 상원 NDAA 개정안에 포함되거나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독으로 법안을 상정하는 것은 NDAA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겠으나, 어쨌든 지금 상황으로는 생물보안법안은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신도 미국 내 바이오 기업들이 우시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거래처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오 전무는 “외신을 보면 이 같은 문의가 폭주하면서 ‘지붕 천장을 뚫고 있다’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며 “이런 면에서 보면 분위기 자체는 생물보안법안이 통과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회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에 우시 기업이 처음으로 불참하고, 우시 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매사추세츠 우스터에 3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 중인 제조시설 프로젝트가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생물보안법안 통과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도 지난 13일 리포트를 통해 “웬스트럽 의원은 생물보안법안이 NDAA 개정안에서 제외된 이유는 여기에 포함되는 수정안의 수를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생물보안법안의 통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며 “결론적으로 생물보안법안은 NDAA에 포함되지 않고 단독으로 통과될 수 있고 상원의 NDAA에 포함돼 통과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미·일·인도 등 기업들, 우시 자리 꿰차기 위해 준비
글로벌 CDMO 기업들은 올해 1분기부터 미리 준비에 나섰다.
글로벌 CDMO 1위 기업 론자는 로슈(제넨텍)가 소유한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지난 3월 12억 달러(한화 약1조6000억원) 규모로 인수했으며, 일본 최대 바이오 CDMO 기업인 후지필름은 지난 4월 미국 내 제조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대규모 세포배양 CDMO 사업에 12억 달러(한화 약 1조6400억원)를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
최근에는 인도 기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대형제약사인 닥터 레디스 자회사인 오리겐은 최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을 착공했으며, 인도 대형제약사 바이오콘 자회사 신젠은 벵갈루루의 한 백신 생산 공장을 인수하고, 이를 항체치료제 위탁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8600만 달러(약 1181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또 인도 기업 엔젠은 올해 3분기 미국 뉴저지에 500리터 및 2000리터 바이오리액터를 갖춘 제조시설을 가동한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바이오 USA에 참가해 활발한 수주에 나섰다. 생물보안법 추진 이후 수주 문의가 2배로 늘었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출범 후 3년 연속 행사에 참가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차바이오텍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 SK그룹 내 CDMO 사업을 하는 SK팜테코, CRDMO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 우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오 전무는 “우시 기업의 (미국 의회) 로비에 따라 생물보안법안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생물보안법안은 지금으로 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며 “그런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열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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