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통산 400홈런' 박병호, 부활 중이어서 더 뜻깊은 대기록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로 변신한 박병호가 한미통산 400홈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트레이드 이후 부진을 극복한 뒤 이뤄낸 결과물이서 더욱 의미가 컸다.
삼성은 14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이로써 4연승을 질주한 삼성은 37승1무29패를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2위 LG(38승2무29패), 1위 KIA 타이거즈(38승1무28패)와의 거리를 각각 0.5경기, 1경기차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이날 귀중한 승리도 거뒀지만 대기록도 맞이했다. 지난달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한미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것이다.
이날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와 마주했다. 박병호는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켈리의 4구 커브를 공략해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본인의 8호 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388홈런, 한미통산 400홈런이었다.
박병호는 많은 사연을 갖고 있는 KBO리그 '리빙 레전드'이다. 첫 소속팀이었던 LG 시절 최고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지만 부진을 거듭한 끝에 2011시즌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는 LG 시절과 달리 넥센에서 빠르게 4번타자로 자리잡았고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시즌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2014시즌과 2015시즌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때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박병호는 빅리그에 가서도 2016시즌 초반 홈런포를 뿜어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빠른볼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2018시즌을 앞두고 키움으로 돌아왔다.
KBO리그로 복귀한 박병호는 2018시즌 43홈런으로 건재함을 알리더니 2019시즌 33홈런으로 개인 통산 5번째 홈런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0시즌 타율 0.223 21홈런, 2021시즌 타율 0.227 20홈런으로 박병호의 이름값에 비해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에이징커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 속에 키움과 결별하게 된다.
히어로즈의 4번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병호에게는 큰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순간. 박병호는 2022시즌 kt wiz에서 35홈런을 때리며 6번째 홈런왕을 거머쥔다. 모두가 끝났다고 평가했을 때 멋지게 재기한 셈이다.
그런데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은퇴의 기로에 서 있었다. 지난달 25일까지 타율 0.198, 3홈런에 그치며 주전 1루수 자리를 문상철에게 내줬다. 이번만큼은 만 38세에 접어드는 시즌이기에 모두가 그의 에이징커브를 확신했다. 주전까지 밀린 상황에서 박병호와 kt wiz의 갈등도 외부로 노출됐다. 정말 은퇴까지 몰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박병호는 삼성으로 트레이드 돼 라이온즈파크에 입성했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를 사용하는 삼성에선 박병호의 장타력이 빛날 수 있었다. 실제 박병호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지난달 29일 키움과의 첫 홈경기에서 곧바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이후 13일 LG전까지 삼성에서 14경기를 치르며 타율 0.280 5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970을 기록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삼성은 박병호의 활약 덕분에 1위를 넘보고 있고 이 과정 속에서 400홈런을 친 박병호는 삼성팬들에게 큰 환호를 받을 수 있었다.
한미통산 400홈런 대기록을 달성한 박병호. 은퇴를 앞두고 세운 기록이 아닌 삼성의 4번타자로 부활한 상황에서 이뤄낸 대기록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맹위를 떨치고 있는 박병호가 앞으로 한미통산 500홈런까지 바라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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