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사' 훔쳐가 사칭" 불안감에 사진 삭제…국내선 '캡처 차단' 안 하나

변휘 기자 2024. 6. 14. 05: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에 모바일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이 주로 활용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타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은 최근 이용자 프로필 사진의 '스크린샷'을 차단하는 기능을 확대했다.

그럼에도 카카오톡 등 주요 국내 메신저에서는 프로필 사진 캡처를 차단하는 조치는 적용되지 않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신저·SNS 사진, 사기·성범죄 악용 증가
'이용자 30억명' 왓츠앱, 프로필 캡처 차단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등 사생활 보호 기능
/사진=WABetaInfo


AI(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에 모바일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이 주로 활용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주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프로필 사진의 '캡처(Screen Capture)를 막거나, 이용자가 허락하지 않은 상대에게는 노출을 제한하는 등 기술적 대책 마련에 분주한 표정이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타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은 최근 이용자 프로필 사진의 '스크린샷'을 차단하는 기능을 확대했다. 스크린샷은 화면에 출력된 영상을 저장하는 것을 의미하며, 왓츠앱은 이용자 규모 30억명을 넘어서는 전 세계 최대 메신저다.
왓츠앱의 이 기능은 올 3월부터 안드로이드 5.0 이상의 OS(운영체제)에 적용됐고, 최근에는 일부 새로운 버전의 iOS 이용자로 확대됐다. 이 기능이 활성화 된 상태에서 스크린샷을 시도할 경우 화면이 검게 변하며 왓츠앱은 '스크린 캡처가 차단됨'이라는 경고 문구를 띄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모바일 메신저와 SNS(소셜미디어) 등의 사진을 악용한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유명인의 사진을 내세워 사칭을 시도하거나, 지인 또는 전혀 모르는 이의 프로필 사진을 합성 음란물 등에 활용하는 식이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이른바 '서울대판 n번방' 사건에서도 가해자들은 피해 여성들의 메신저와 SNS 사진을 딥페이크 방식으로 음란물에 합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지난 1~4월 시정 요구한 성적 허위 영상물은 469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0%가량 폭증했다. 방심위는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일반인 대상의 성적 허위 영상물도 확인되는 등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영상물 유포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SNS 등에 공개되는 사진·동영상 등 개인정보 유출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왓츠앱의 노력은 이 같은 범죄에 대한 기술적 대응으로 보인다. 왓츠앱은 홈페이지에서 프로필 사진 캡처 금지 기능에 대해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카메라 또는 다른 기기 등을 활용할 경우 타인의 프로필 사진 캡처를 100% 차단할 순 없지만, 무단 사용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효과는 기대된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한국의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역시 이용자의 불안을 덜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가 미리 지정한 사람에게만 프로필 사진을 노출하는 '멀티프로필'을 비롯해 친구 차단, 톡사이렌 등 사생활 보호 기능을 도입했다. 또 작년 9월에는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옵션을 도입했는데, 이 옵션을 비활성화하면 타인이 내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더라도 친구 추가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카카오톡 등 주요 국내 메신저에서는 프로필 사진 캡처를 차단하는 조치는 적용되지 않았다.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이용자가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기능을 원천 금지하는 게 적절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런 와중에 메신저와 SNS 등에서 사진을 없애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더 나은 소통을 목표로 탄생한 메신저·SNS가 기술 발전에 오히려 발목 잡힌 모양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