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영화 속 분홍색 호텔, 그저 아름답기만 할까

이유진 기자 2024. 6. 14.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은 2015년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지은이는 "색처럼 미묘하고 미학적으로 순수한 것 안에도 때로는 은연중에, 때로는 노골적으로 정치성이 내재한다"며 "(영화 속에서) 호텔은 전쟁의 야만 속에서 잃기 쉬운 인간에 대한 예의와 즐거움,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소중한 것을 상징하는 장소"라고 설명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컬러의 세계
우리가 사랑한 영화 속 컬러 팔레트
찰리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l 오브제 l 1만9800원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은 2015년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감독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색감과 미장센이 이 영화에서도 빛난다. 보랏빛 산을 배경 삼아 “풍선껌 같은 분홍색 옷을 입고 튀어나온” 호텔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저 아름답기만 할까. 지은이는 “색처럼 미묘하고 미학적으로 순수한 것 안에도 때로는 은연중에, 때로는 노골적으로 정치성이 내재한다”며 “(영화 속에서) 호텔은 전쟁의 야만 속에서 잃기 쉬운 인간에 대한 예의와 즐거움,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소중한 것을 상징하는 장소”라고 설명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음악잡지 ‘롤링스톤’ 등에 영화 평론을 꾸준히 기고한 지은이가 컬러영화의 태동기부터 디지털 아이맥스 영화에 이르기까지 100년의 영화사를 관통하는 영화 50편을 골라, 각 영화에 사용된 색의 의미와 의도를 짚어준다. 이른바 ‘컬러 팔레트’에 주목해 영화를 분석한 책이다. ‘중경삼림’(1994), ‘라라랜드’(2016) 등 영화 속 명장면과 그에 맞는 컬러 팔레트가 큼직하게 수록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이 즐겁다.

영화에 따라 같은 색도 다른 의미로 쓰이는 점이 흥미롭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에서 ‘평화의 수호자’ 제다이의 광선검은 파란색이나 녹색으로 빛나는데, ‘해리 포터’에서는 ‘악당’ 볼드모트의 지팡이가 녹색을 띤다. 지은이는 “한번 보는 눈이 바뀌면 다시는 세상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바라보진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는데, 영화가 ‘사회의 확장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