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사회학자의 사사로운 기억에 스며든 공적 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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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가 남다른 모험에 나섰다.
하룻밤에 한강 다리를 열 번 건너기로 한 것이다.
'하룻밤에 한강을 열 번 건너다'는 조 교수가 처음 펴낸 에세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었고 한강 도하기 열 편이 1부를 이루며 나머지 열 편의 글이 2부에 실렸는데, 2부의 글들도 성격상 1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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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한강을 열 번 건너다
사회학자의 각주 없는 기억록
조효제 지음 l 강 l 1만8000원
사회학자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가 남다른 모험에 나섰다. 하룻밤에 한강 다리를 열 번 건너기로 한 것이다. 어느 해 성탄절 해질 무렵 한강대교 북단을 출발해 남쪽 끝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유턴해 왔던 길을 되짚어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고, 같은 방식으로 네 번 더 왕복했다. 그렇게 한강을 오가는 동안 그는 멀거나 가까운 기억을 곱씹는다. 어머니와 아버지, 어린 시절, 유학 생활과 방문교수 경험 등이 시간 순서와 무관하게 다리 위 보행자의 머릿속을 오간다.
‘하룻밤에 한강을 열 번 건너다’는 조 교수가 처음 펴낸 에세이다. 그동안 자신의 연구 분야인 인권과 기후위기에 관한 건조하고 무거운 책들만 내놓았던 그의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내밀한 기억과 말랑말랑한 감성, 은근한 유머 감각이 그것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었고 한강 도하기 열 편이 1부를 이루며 나머지 열 편의 글이 2부에 실렸는데, 2부의 글들도 성격상 1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6·25 전쟁 참전 후유증으로 “한쪽 귀퉁이가 허물어진 심신을 부여잡고 평생을 살았”던 아버지, 헌신적인 동시에 자식들에게 엄격하고 억압적이었던 어머니, 초등생 시절 농협 인턴으로 일하고서 받은 숟가락, 런던정경대학(LSE) 대학원 강사 시절 그곳 총장으로 만난 ‘제3의 길’의 저자 앤서니 기든스, 학위를 마치고 영국에서 교수 임용 기회를 잡았다가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포기해야 했던 사정 등이 소개된다.
이런 사사로운 기억들과 함께 인권과 기후위기는 물론 식민 침탈과 인종차별, 전쟁, 제노사이드, 브렉시트 등의 주제 역시 다루고 있어 교양 읽을거리로도 손색이 없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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