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재탄생] 산촌매력 물씬...가족끼리 즐길 문화공간 가득
1982년 폐교 지암초교 가덕분교
내부 리모델링해 2020년 새 변신
카페·감성숙소 등 운영 인기만점
목공체험·작은 올림픽 관심 집중
찾아오는 발길 늘어 지역도 활기

이제 봄은 갔건만 늘 싱그러운 5월 같은 곳이 있다. 강원 춘천역에서 차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서면 오월리의 오월학교다. 학교 외관을 그대로 간직한 오월학교는 2020년 문을 연 뒤 목공방을 중심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8200㎡(2500평) 대지에 빨간 박공지붕을 얹은 학교 본관은 카페와 스테이 공간(숙박시설)으로 변신했다. 또 본관 오른쪽엔 텐트, 앞쪽엔 아이들 놀이터, 왼쪽에는 식당·목공방·소품가게가 있다.
오월학교는 1969년 개교해 1982년 문을 닫은 지암초등학교 가덕분교장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분교는 본교에서 인구가 적은 지역에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개설하는 작은 규모의 학교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덕분교장엔 졸업생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학생들이 많지 않아 학제를 4학년까지만 운영했고, 고학년이 되면 본교로 편입됐다. 13년 남짓한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폐교한 이후엔 춘천중앙교회가 매입해 여름성경학교 용도로 잠시 쓰이다가 이후 인근 군부대 훈련장으로 사용됐다. 2019년 가구회사인 비플러스엠의 최상희 대표(42)가 폐교를 매입해 6개월 동안 고쳐 탄생한 게 오월학교다. 그는 원래 오월학교를 비플러스엠의 목공장으로 사용하려 했다.

최 대표는 “목공장으로 쓰려다 보니 생각한 것보다 공간이 더 예쁘고 넓었다”며 “마음을 바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잘한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월학교는 매주 수백명의 손님이 찾는다. 본관 카페에 들어서면 교실을 리모델링한 널찍한 공간이 나타난다. 벽은 나무로 돼 있는데 이는 가덕분교장의 교실 바닥 마루를 뜯어 벽면으로 시공한 것이다. 최 대표는 ‘목수’ 경력을 살려 바닥재를 일일이 대패질해 매끈하게 만들어 붙였다. 카페의 모든 테이블은 유리다. 창에 비치는 산촌 풍경이 유리 테이블에 거울처럼 비치길 바라서다. 창이 모두 크고 넓은데 기존 학교 창틀을 그대로 살린 이유이기도 하다.

방문객 윤서현씨(23·춘천)는 “주변에 놀러 왔다가 특이한 카페가 있다고 해서 들렀는데 카페 명칭에 ‘학교’가 들어가서 더욱 친근했다”며 “다음엔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월학교는 카페도 아름답지만, 숙박시설로 더 유명하다. 다섯 종류의 복층방이 있는데 ‘감성 숙소’로 소문나 몇달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 어느 창문에서든 푸르른 숲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오월학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 모두 지역에서 나온 농산물만 쓴다. 강원 막장과 재래식 된장을 섞어낸 ‘오월 된장 우동’이 이곳의 주력 메뉴다.
오월학교는 ‘가족의 공간’이다. 최 대표가 처음 이곳을 설계할 때도 아들인 최율군(8)이 마음껏 뛰어노는 학교가 되길 바랐다. 이 마음은 오월학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족끼리 캠핑 의자나 간단한 나무 소품을 만드는 목공 체험 프로그램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스카우트 캠프, 가을에 간단한 스포츠활동을 하는 작은 올림픽 등이 대표적이다. 이 모든 체험 행사의 목표는 가족간 유대를 단단하게 다지는 데 있다. 그런 취지를 살린 활동을 하기엔 학교 분위기를 간직한 폐교가 제격이라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모든 프로그램은 아들과 먼저 체험해보고 가족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다”며 “학교라는 공간적인 특징이 잘 반영된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고 비법을 전했다.
오월학교는 앞으로 지역특산물로 2차 가공품도 만들고, 춘천시를 소개하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미 오월학교 덕분에 춘천여행을 하는 사람도 많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한 산촌의 문 닫은 학교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으며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셈이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듯, 오월학교는 지역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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