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파크 콘서트

김희국 기자 2024. 6. 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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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고 부러움을 느낀 풍경을 소개한다.

국제신문 지면을 통해 전한 적이 있다.

신기하다고 느낀 풍경 가운데 하나는 미국인이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공연 전에 일찌감치 도착한 관객은 할리우드볼 내 곳곳에 마련된 피크닉 지역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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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고 부러움을 느낀 풍경을 소개한다. 국제신문 지면을 통해 전한 적이 있다.


신기하다고 느낀 풍경 가운데 하나는 미국인이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LA 할리우드볼의 클래식 야외 공연이었다. 할리우드볼은 할리우드 거리 북쪽에 자리 잡은 거대한 야외공연장으로 산을 절묘하게 다듬어 무대와 객석을 만들었다. 1922년 문을 열었으며 1만700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매년 6월 중순부터 9월까지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여름철 공연장으로 유명했다. 여기서 그쳤다면 특이한 야외공연장 정도에 머물렀을 것이다.

할리우드볼의 진면목은 색다른 공연장 문화였다. 클래식 공연장이라면 진지함과 엄숙함이 먼저 떠오르지만, 할리우드볼은 달랐다.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공연 전에 일찌감치 도착한 관객은 할리우드볼 내 곳곳에 마련된 피크닉 지역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을 즐겼다. 공연 직전까지 객석에서도 웃고 떠들며 저녁을 먹었다. 더욱이 무대 바로 밑 가장 비싼 좌석은 할리우드볼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서비스를 받으며 만찬을 만끽했다. 심지어 공연 중에도 휴식 시간을 이용해 와인과 음식을 먹었다. 생일 축하 케이크까지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공연장 곳곳에는 음주와 관련해 ‘책임질 수 있을 만큼 드세요’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할리우드볼 뿐만 아니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 LA카운티미술관(LACMA) 광장에서 무료 재즈 공연이 열렸다. 많은 시민이 광장 잔디밭에 앉아 준비해 온 와인과 음식을 먹으면서 재즈 선율에 몸을 맡겼다. 할리우드볼과 다른 점은 공연 중에도 먹고 마시고 거침없이 떠드는 모습이었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부산에서도 그렇게 즐길 수 있기를 기대했다. 영화의전당이나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야외 공연에 참여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그게 현실이 됐다. 지난 1, 2일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4 클래식 파크 콘서트’에서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틀 동안 1만8000여 명이 시민공원 잔디광장을 가득 메웠다. ‘돗자리 클래식’으로 알려지자 시민은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직접 싸 온 도시락 뿐만 아니라 김밥 초밥 햄버거 피자 치킨 등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했다. 캔맥주와 와인까지 눈에 띄었다. 할리우드볼에서 봤던 풍경이 부산서 고스란히 재연됐다. 이젠 미국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어졌다.

김희국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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