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대표 경선에 민심 20% 반영… 빅샷들 출마 채비
국민의힘이 다음 달 23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대표를 ‘당원 투표(80%)’와 ‘민심 여론조사(20%)’를 합산해 선출하기로 하는 등 당대표 경선 규칙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3년 차 집권당을 이끌 당대표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4·10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의 전열을 정비하고 2026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2027년 3월 대선을 치르기 위한 당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소수 여당을 이끌고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하는 난제(難題)를 안고 있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여권 차기 대선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어 주요 정치인들의 출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차기 당대표 경선 규칙을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작년 3월 당대표 선거 때는 당원 투표 100%로 뽑았지만, 총선 참패 후 민심을 좀 더 반영하자는 차원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당대표가 대선 경선에 나가려면 대선일 1년 6개월(내년 9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 선거로 선출하고, 당대표가 인사·조직·예산 등 당무(黨務) 결정권을 갖는 현행 단일 지도 체제도 유지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7·23 당대표 선거에는 한동훈(51)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61)·안철수(62)·윤상현(62) 의원, 유승민(66) 전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모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함께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26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만큼 이번에 선출하는 당대표 자리는 당내 입지를 다지고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차기 대선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피하기 어려운 당내 경선”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출마 선언을 한 인사는 없지만 국민의힘에선 각종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한 전 위원장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총선 때 영입한 정성국 의원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것 아닌가. 다음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원내·외 인사들에게 직접 연락을 돌리는 등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함께 최고위원 후보로 전당대회에 출마할 인사들을 물색하며 출마 선언 장소와 메시지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인사 중에선 나경원 의원이 한 전 위원장에게 맞설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나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출마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5선을 하면서 원내대표를 거친 나 의원의 출마를 요청하는 국민의힘 의원도 적잖다고 한다. 나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회의에는 현역 의원만 32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친윤계 의원들이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나 의원을 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대표 선출 때 민심을 20% 반영하기로 하면서 유승민 전 의원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해 왔다. 국민의힘에선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중도 성향 표심을 두고 다른 후보들과 각축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에서 4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과 인천에서 18대 총선 이후 내리 5선을 한 윤상현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윤 의원은 ‘수도권 당대표론’ 등 당 체질 개선을 앞세워 깃발을 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험지(險地)로 꼽히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초선 김재섭(37) 의원도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당대표 경선 룰이 확정되자 후보 상호 간 견제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의 전장은 국회 중심이다 보니 원외 당대표는 아무래도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소셜 미디어에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그 자리에 다시 나오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하러 사퇴했느냐”고 했다. 모두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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