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2조 ‘APEC’ 잡아라… 인천·제주·경주 도전장

제주/오재용 기자 2024. 6. 14. 00: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 11월 열려, 유치도시 이달 선정
그래픽=양인성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놓고 유치전이 뜨겁다. 인천과 제주, 경북 경주(인구 순)가 도전장을 내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이다. 정부는 최근 현장 실사와 후보지 설명회를 마쳤고 이달 중 개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정상회의 개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송도컨벤시아’는 인천시가 내세우는 핵심 시설이다. 연면적 7만677㎡ 규모로, 동시에 수용 가능한 인원이 2만5000명에 달한다. 송도컨벤시아 일대는 2018년 정부가 전시·컨벤션(마이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처음 지정한 국제회의 복합지구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컨벤시아에서 정상회의는 물론 APEC의 다양한 회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은 정상들이 머물 스위트룸을 갖춘 고급 숙박 시설이 충분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쉐라톤 등 5성급 호텔 8곳에 39개 스위트룸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 허브(hub)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가깝다는 점도 인천의 강점이다.

여기에 인천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8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포럼 등 대형 행사를 개최한 경험도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은 경제협력체인 APEC 정상회의의 취지에 걸맞은 경제 도시이자 미래 지향적인 도시”라며 “서울·경기와 관광 등 연계도 가능하다”고 했다.

제주는 풍부한 국제회의 개최 경험과 다채로운 자연·관광 자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제주에서는 지금까지 정상회담만 6차례 열렸다. 최근 6년간 제주에서 열린 국제회의는 1507차례에 이른다. 주 회의장이 있는 중문관광단지에서 한·소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한 경험도 있다.

주 회의장으로 4300석 규모의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있고 내년 8월까지 6000석 규모의 제2국제컨벤션센터를 추가로 짓는다. 숙박 시설은 특급호텔 39곳 등에 7만9402실을 갖추고 있다.

제주는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에도 온화한 날씨,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 해녀 등 독특한 문화 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국경을 차단하는 수준의 경호를 할 수 있고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천혜의 자연·관광 환경은 각국 정상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주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첨성대 등이 있는 경주는 우리나라 전통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도시”라고 했다. 경주는 정상 만찬장으로 통일신라 때 다리인 월정교를 활용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경주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주시는 정상회의와 함께 열리는 200여 개 회의를 대구, 울산, 부산 등에서 분산 개최할 수 있어 유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상회의 경호에도 장점이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정상회의 행사장과 숙소가 모여 있는 보문관광단지는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민가도 없어 1200만㎡ 부지 전체를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했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때도 한미 정상회담은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열렸다.

각국 정상과 기업인 등이 머물 숙박 시설도 충분하다는 게 경주시 판단이다.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주변 10㎞ 이내에 고급 리조트 등 1만3265실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APEC은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협력체다. 1989년 출범했고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21개 회원국의 인구를 더하면 전 세계 인구의 40%인 30억명에 이른다. 경제적으로는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62%, 교역량의 50%를 차지한다.

정상회의가 열리면 보통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 회원국 정상과 고위 관료,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 등 6000여 명이 모인다. 정상회의 외에 다양한 국제회의도 200차례 이상 열린다. 각 후보지에 따르면,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