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주인공과 채팅하고, AI 캐릭터와 상황극까지
영화 속 주인공이 나에게 말을 걸면 어떤 느낌일까. AI(인공지능) 챗봇(대화형 프로그램)이 진화를 거듭하며 상상으로만 여겨졌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AI가 고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넘어 특정 인물의 성격과 말투를 따라 하며 이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웹툰 속 등장인물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캐릭터챗’을 공개했다. 코믹 웹툰 ‘마음의소리’ 주인공인 ‘조석’의 AI 캐릭터에게 직접 “뭘 해야 잘 살고 있다고 칭찬받을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자 “일단 누워 봐 휴먼, 삶의 여유를 좀 가져”라며 위로를 건냈다.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하자 “난 수능도 한 번에 붙고 토익도 만점인데”라며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AI가 특정 캐릭터의 어투를 흉내 내 실제 웹툰 주인공과 대화하듯이 메시지를 이어 가는 것이다.
캐릭터챗은 네이버의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AI가 웹툰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네이버웹툰은 캐릭터챗을 이용해 웹툰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캐릭터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려면 한 건 당 80원 정도를 내야 한다.
생성형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선보인 AI 스토리 플랫폼 ‘제타’는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 16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타는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AI 캐릭터를 만들고, 채팅을 하며 원하는 ‘상황극’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I와 웹소설을 쓰듯이 대화 중 지시문을 활용해 행동 지시나 심리 묘사가 가능하고, 다른 인물을 대화에 참여시킬 수도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감성형 AI챗봇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캐릭터닷AI’는 현실은 물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릭터들이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해 먼저 대화를 이끌어가는가 하면,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 등 다수의 캐릭터와 그룹 채팅을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자신의 성향과 딱 맞는 AI와 대화하며 온라인 쇼핑을 하고 콘텐츠를 즐기는 등 AI챗봇으로 초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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