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플러스+] 석탄시대 저문 자리 빨라진 소멸시계 신성장동력 금맥 찾아 희망 캐낼까
일자리 줄어 탈지역 가속도
인구 감소·고령화 심화 악순환
대체산업 유치·국가정책 절실
100년 미래 먹거리산업 육성
가속기 의료산업클러스터 구축
내국인 면세점 설치법 입법 추진
반려동물 테마공원 등 관광자원화
도계역세권 도시재생사업 박차
대한석탄공사 삼척 도계광업소가 내년이면 문을 닫는다. 삼척 도계 등 강원 남부권은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국 석탄산업 중심지로, 국가 성장의 중요한 발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이후 160여곳에 달하던 탄광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 내년이면 민영탄광인 도계 경동 상덕광업소 1곳만 남게 됐다.
폐광은 곧 실직으로 이어진다. 한때 4만5000여명에 달했던 도내 탄광 노동자는 35년이 지난 현재 1400여명으로 급감했고, 이마저도 내년이면 경동탄광 노동자 700여명만 남게 된다. 삼척 도계지역 주민들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채 정든 곳을 언제 떠나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실제 강원도가 최근 대한석탄공사 폐광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 피해 규모를 살펴보니, 삼척지역만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놀라운 수치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에 삼척시는 폐광지역인 도계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한 데 이어 이를 뒷받침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계 첨단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과 폐광지역 내국인 지정면세점 설치, 도계 역세권 도시재생사업,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사업 등이다.
■ 인구 소멸 가속화 도계지역 현실
국내 최대 석탄 생산지인 삼척시 도계읍은 과거 석탄산업이 전성기였던 1960~1980년만 해도 거주 인구만 4만~5만명에 달할 정도로 활기찬 탄광촌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청정에너지 요구와 자원 고갈, 탄질 저하, 채탄여건 악화, 인력난, 인건비 상승 등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쇠퇴기를 맞았고,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정책 이후 경제성이 떨어지는 탄광들이 문을 닫으면서 불과 7~8년만에 탄광 수는 20여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지금까지는 도계광업소와 경동광업소 2곳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게 되면 이제 남은 곳은 경동광업소 1곳이다.
이 같은 대규모 폐광조치로 지역경제 근간이 붕괴되면서 지금(4월 말 현재)은 9209명으로 전체 인구가 4분의 1로 급감했다.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왕성한 경제활동을 벌여야 하는 20대 후반~40대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2936명)가 전체 인구의 31.88%를 차지하는 등 인구 불균형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삼척시는 도계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매년 200억원 상당의 폐광기금을 비롯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자리와 주거여건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도계지역 인구 유입을 위한 특단의 대체산업 유치에 노력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경기 평택~삼척 간 동서고속도로 완전 개통을 서둘러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소위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경제논리에 걸맞은 국가 정책이 절실하다.
■ 도계 미래를 위해 의료와 관광, 대학도시로의 새로운 도약
삼척시가 도계지역 폐광에 따른 경제활성화를 위해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첨단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이다. 사업의 핵심은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요양병원과 임상 교육훈련 센터, 자연친화 휴양거주시설 등을 도계지역에 조성하는 것이다. 시는 도계지역 인구 급감 등에 따른 경기 침체와 노인인구 증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암환자 등을 비롯해 고령화 친화서비스가 가능한 의료산업으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폐광부지를 사업부지로 활용함에 따라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공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도계지역 100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강원대와 함께 도계캠퍼스 보건과학대학을 중점 육성하는 한편, 캠퍼스 시내 이전을 추진하는 등 첨단가속기 의료산업 구축에 따른 젊은 인력 유입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도계지역에 ‘중입자 가속기 기반의 의료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병원 임직원과 학생, 환자·보호자 등이 대거 몰려올 수밖에 없어 단번에 수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중입자 치료기를 보유한 나라가 현재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과 오스트리아, 독일, 대만, 중국, 이탈리아 등 7개국에 불과해 도계지역에 중입자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 등 글로벌 암치료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는 아울러 폐광지역 내국인 지정면세점 설치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시는 도계 내국인 지정면세점 유치사업의 경우 석공 도계광업소 폐광에 따른 지역 공동화에 대비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확실한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회의원 회관에서 한국관세학회 주최·주관으로 열린 ‘폐광지역 지정면세점 설치방안’ 세미나에서는 도계지역에 면세점을 설치할 경우 생산유발효과 194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187억원, 고용창출 효과 3622명, 면세점 예상 매출액 930억원 등 직·간접적 경제유발효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타당성 조사 용역이 추진중에 있으며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회 법안 발의에 이어 본회의 통과 등 일련의 절차와 과정 등이 추진된다.
시는 이와 함께 도계 하이원 추추파크와 연계한 심포리 지역에 반려동물 테마공원 조성사업과 미인폭포 탐방로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동물 테마공원은 내년까지 총사업비 157억원을 들여 심포리 일원 21만7282㎡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숲과 반려동물 캠핑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를 맞아 지역에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생성과정과 지질환경 등이 미국 그랜드캐니언과 비슷해 한국판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불리는 도계읍 미인폭포 일원을 관광자원화하는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또 도계광업소 일원을 대상으로 하는 역세권 도시재생사업은 내년 마무리를 목표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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