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북송금 기소에 "사건 조작"…민주당도 '총력 대응'

김세정 2024. 6.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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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제거용 정치적 기소" 비판 수위 높여
검찰 겨냥한 특검법 연이어 발의

이재명 대표가 대북송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되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을 향한 공격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북송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되자 민주당이 검찰을 향한 공격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 대표도 "사건 조작"이라며 직접 반발한데 이어 수사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를 들여다보는 특검법 등 검찰을 겨눈 법안을 연이어 발의하고 있다. 당의 이같은 총력 대응이 당연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재판 방향에 따라 당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던 수원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12일 이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형을 선고받은 지 5일 만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을 통해 대북송금의 실체가 확인돼 기소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시점에 의문을 품고 있다. 지난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후엔 기소하지 않고 기다리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자 국면전환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검찰이 내렸다는 것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명백한 정치 기소다. 검찰이 또다시 야당 탄압, 대통령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며 "법의 공정한 집행자이기를 포기하고 대통령 가신이기를 자처하는 검찰의 야당 탄압 기소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직접 나서 목소리를 냈다. 그는 12일 민주당 당무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창작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이 사건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우리 국민께서 조금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럴 힘이 있으면 어려운 민생을 챙기고, 안보, 경제를 챙기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에도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뉴스타파'의 영상기사를 공유하며 "사건조작, 모해위증 의혹"이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어 박찬대 원내대표도 비판에 합세했다. 박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이 이 대표를 터무니없는 혐의로 기소했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지긋지긋하고 극악무도한 정치검찰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며 "김건희 주가조작에는 몇 년째 수사를 뭉개는 검찰이 야당 대표는 수백 건 압색하고, 별건에 별건을 만들어서 묻지마 기소를 하고 있다. 이게 공정이고 상식인가"라고 물었다.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 소속 의원들도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회유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생긴 위법 여부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배정한 기자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소속된 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 소속 의원들도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회유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생긴 위법 여부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또 검찰개혁 법안을 1호 법안으로 무더기 발표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당이 일사불란하게 엄호에 나선 데는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이재명 체제가 공고화된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친명계 다수가 비명계를 공천에서 눌렀고, 또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이 대표의 리더십 역시 강화돼 대표직 연임설까지 유력하게 떠오르는 가운데 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윤석열 정부와의 대치 국면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타격을 받는다면 민주당의 운명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에게 불똥이 얼마나 튈지, 언제 재판이 나올지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판결이 유죄가 나올지, 대선 전에 나올지 이 대표도 알 수 없어 1단계로 총력 대응을 하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 평론가는 이후 재판이 흘러가는 방향이나 결과에 따라 당 내부에서 동요가 있을 수 있고, 또 이 대표만을 적극 보호하는 모양새가 계속된다면 여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이) 한 사람만을 위해 똘똘 뭉치는 대안 정당도 아닌 데다 만일 (이 대표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대표직에 다시 출마하지 않아야 민주당이 나름대로 이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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