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륜이야?…익숙한 맛 '우리, 집', 결국 SBS에 왕좌 내줬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연인'부터 '밤에 피는 꽃', '수사반장 1959까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MBC 금토드라마는 전성기를 누렸다. 최고 시청률 9.6%로 아깝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놓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모든 드라마가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고 인기를 누린 것. 그런데 '우리, 집'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우리, 집'은 가정 심리 상담의인 주인공이 정체 모를 협박범에게 자신의 커리어와 가정을 위협받게 되면서 추리소설 작가인 시어머니와 공조해 가족을 지키려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밀착형 코믹스릴러 드라마다.
당초 극은 배우 김희선과 이혜영이라는 믿음직한 카드에 가정심리 상담의, 추리 소설 작가의 공조라는 독특한 소재, 여성 투톱극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혜영은 13년 만에 MBC 드라마로 돌아오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그러나 베일에 싸인 캐릭터와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시나리오 탓일까. '우리, 집'은 극 초반부 시원시원하지 못한 전개로 고정 시청자 확보에 실패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커넥션'이 한눈에 보기에도 휘몰아치는 스토리를 보여줬기에 차근차근 서사를 쌓아야 했던 극 특성상 단번에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우리, 집'이 갖춘 최대 장점은 소재부터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었다.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블랙 코미디 장르에 여성 서사 전개를 갖췄기에 충분히 팬덤을 다질 수 있었던 상황. 그런데 지난 5회 최재진(김남희)의 숨겨진 비밀로 '불륜'이 공개되며 독특함이라는 무기가 사라져버렸다.
그간 드라마의 전통적인 갈등 소재로 쓰였던 불륜은 최근 다수의 드라마에서 계속해서 사용되며 더더욱 경쟁력을 잃은 아이템이다. '원더풀 월드', '멱살 한번 잡힙시다', '비밀의 여자', '피도 눈물도 없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 '마에스트라', '나의 해피엔드' 등 셀 수 없이 많다. 그렇기에 '우리, 집' 만의 개성으로 극을 지켜봐온 시청자 입장에서는 실망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 집'이 주인공 간 서사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였기에, 불륜이라는 소재가 더욱 도드라졌다. 경쟁작 '커넥션' 역시 최근 인물 간의 불륜을 다뤘지만, '커넥션'은 다양한 사건 사고를 다루며 이야기가 진행된 만큼 상대적으로 기시감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었다. 서사 자체가 가정에 집중된 '우리, 집'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4~6%를 오르내리던 '우리, 집'의 시청률은 6회에서 5.1%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일 수 있지만, 그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냈던 MBC 금토극이었기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5연속 금토극의 왕좌를 거며쥔 MBC가 이번에는 SBS에 왕관을 내주게 되었다. 과연 '우리, 집'이 다시 MBC 금토극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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