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하정우X여진구가 정공법으로 빚은 스릴 만점 실화극[스한:현장](종합)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영화 '하이재킹'이 첫 선을 보인 가운데 긴박한 스릴감을 바탕으로 한 감동 실화극으로 완성돼 올여름 흥행 전선에 파란불을 켤 전망이다.
13일 오후 2시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이재킹'(김성한 감독)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고,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김성한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그렸다. 비행기를 납치해 이북으로 향하려는 납치범 용대와 그와 맞서 50여명의 승객의 목숨을 구하고 이북행을 저지하려는 부기장 태인(하정우), 기장 규식(성동일),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일촉즉발의 사투가 그려지며 촘촘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특히 웃음기를 쏙 빼고 진정성을 담아 승객을 구하기 위한 목적 하나를 위해 폭발적 에너지를 선보인 하정우, 성동일의 열연과 6.25 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 장교가 된 형 때문에 극도의 핍박을 받으며 자라 결국 비행기 납치에 나서게 되는 용대 역을 맡아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선배 배우들의 칭찬을 받은 여진구의 날선 연기 등은 정공법으로 역사와 인간을 바라보는 김성한 감독과 김경찬 작가 등의 제작진과 만나 오락 장르로서의 서스펜스물이 아닌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하정우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극중 부기장 태인이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던 한결 같은 자세에 대해 "부기장이자 전투기 조종사로서 가지게 됐던 사명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수의 안전과 이익을 생각하는 것은 태인이 가진 기본적 사명과 책임의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정우가 연기한 태인은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으로 한때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촉망받던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지만 2년 전 상공 훈련 중 납북을 시도하는 여객기 격추 명령을 받고 하이재킹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명령을 거부해 강제 전역을 당한 인물이다.
전작들에서 유쾌함을 지닌 인물들을 연기한 바 있지만 '하이재킹'에서는 웃음기가 전혀 없는 태인을 소화한 것에 대해 "자리를 봐가면서 캐릭터에 MSG를 넣어야 할 캐릭터가 있고 아닌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그렇게 표현한 캐릭터는 감독님들과 토의하에 그런 요소가 들어 갔었다. 김성한 감독님이 태인에 대해 이렇게(영화속 모습 그대로) 연기 방향을 잡는 것을 원하셨다. 실화 소재의 이야기가 주는 무게감과 힘이 있었기에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연기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는 "제작 발표회 때도 말씀드렸는데 배우들과 함께 '이 상황에 충실하면서 각자의 연기와 표현에 충실히 수행해 나가자'고 이야기를 나눴었다 현장에서도 느낀 그대로 준비한 그대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터널', '백두산' 등 재난 영화에서 고생스러운 연기를 하면 할수록 대박 흥행을 터뜨렸던 하정우는 이번 작품의 흥행 예측을 해달라는 질문에 "작품 개봉을 앞두고서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번 영화도 많은 관객분들께 사랑 받았으면 하는 것이 제 솔직한 마음이다. 사실 어떤 작품이 더 고생스럽고 재난 영화가 아니기에 덜 고생스럽고 한 건 아니다. 저도 그렇고 기분에 충실하는 것 말고는 다른 부분은 없었다. 다만 성동일 선배님께서 '처음으로 이렇게까지 피 분장을 해봤다'고 하셨는데 모두가 디테일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기장 규석 역을 맡은 성동일은 "제가 나오기에 코믹 장르인줄 아실텐데 실제 있었던 일을 그렸다. 웃음기나 이런 것을 싹 빼고 옆의 세 명 후배에게 톤을 맞춰야 했다. 집사람에게 말했다. '지금껏 한 번도 안했던 노멀한 연기 보게 될거다'라고 말했다"며 "처음 정우와 만났을 때 '어떤 것도 없이 편하게 다큐처럼 연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니 극에 방해가 안된 것 같다. 재미있게 보고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성동일은 이어 "저희들이 실제로 있는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지금의 젊은 친구들 혹은 연세 드신 분들도 1971년도의 일이니 경험한 사람이나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 모두 계실 거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라는 사실이 아직도 진행중 아닌가. 1971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처음 이야기 나눌 때 '이 영화가 기록성의 영화나 흥미 위주 영화가 아닌 그때를 경험한 분들이건 경험 못한 분들이건 모두 먹먹해서 객석에서 1분 정도 앉아 있을 만큼의 감상을 드릴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총 60회차 이상 찍었고 70회차 이상 만나서 현장에서 서로 상의하면서 만들었다. 실화 바탕으로 했기에 장난이나 신파를 넣을 수 없었다. 선배가 부끄러울 정도로 세 친구 다 열심히 해줬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세 동생들에게 '고맙다, 고생들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상대 배우에 대한 칭찬을 해달라는 질문을 듣고 "여진구 배우가 홍보 활동을 시작하면서 수많은 인터뷰에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용대 역을 하면서 액션신과 감정신이 많고 육체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떄마다 진구가 눈이 돌아가서 엄청난 에너지 뿜을 떄가 있었다. 리허설이나 촬영에 들어가서도 그런 경우가 있다"라며 "그 신이 끝나고 나서 진구가 그 에너지를 쓴 것에 대해 선배나 동료 배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더라. 그런데 여진구는 매회차 매연기마다 그렇게 전력질주를 하더라. 용대 캐릭터의 싱크로율 말할 것도 없고 왜 여진구가 지금껏 사랑받고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것들이 확인된 순간이었고 여진구가 용대를 연기함으로 인해서 많은 부분을 채워주고 넘치게 해줬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여진구의 그런 미안함과 걱정보다 선배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날 것 같고 꾸밈없는 눈 돌아간 여진구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납치범 용대 역을 연기한 여진구는 "모티브가 된 인물은 있지만 많은 정보가 없어서 주로 감독님과 구상했다. 김성한 감독님이 추천해주신 영화도 있고 했는데 참고하기보다 많은 것들을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대화하면서 구체적으로 그려 나갔다. 폭탄이 터지고 나서가 아니라 폭탄이 터지기 전 용배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하면서 그 뒤의 눈빛이나 이런 것들도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현장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배웠고 저 스스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나날들이었다. 방금 정우 형이 말씀해주신 제가 역할 몰입을 위해 눈이 돌아갔다고 할 만큼 제가 편하게 저만을 바라보고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가 두 선배님 계셨기 때문이다. 두분이 잘 이끌어주실 거라 믿었다. 승객분들을 거칠게 대하고 계속 마주치면서 성내고 해야 하는 수빈누나도 계셨는데 저를 이해해주신 덕분에 맘 편히 더 물입하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진구는 "연기적인 것외에도 두 선배님과 '하이재킹' 현장이 인상에 남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너무 많은 고민과 선택을 앞둔 시점에서 진지한 고민과 회의가 이어지면서도 밝고 유쾌한 현장이었다"라며 "의견 나눌 때만큼은 선배와 후배가 아닌 한 명의 배우 입장으로 한 명의 사람으로 토론할 수 있었던 큰 깨달음을 얻은 현장이었다. 저도 한참 후에 선배가 되면 동료, 후배 배우, 스태프와 함께 이런 현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1987'의 조감독에서 '하이재킹'으로 첫 감독 도전에 나선 김성한 감독은 "감동과 눈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다. 실화를 가장 충실하게 담고 싶었다. 요즘 관객분들이 신파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저는 신파 좋아한다. 극에 어울리는 신파라면 좋은 영화가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신파를 강조 안한 이유는 실제 있었던 그대로 담백하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먹먹함을 느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 영화 출발점은 어느 날 영화 '1987'을 마치고 김경찬 작가님과 종종 뵜는데 이 이야기 해주시더라. 테러범이 폭탄 터뜨리고 북한 가려고 했는데 불시착됐고 승객은 모두 살았다는 이야기였다. 짧게 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듣는 순간 '이걸 왜 영화로 안만들지' 생각되더라. 빨리 대본 쓰시라고 말씀 드렸다. '감독도 제가 하고 싶다'라고 그 자리에서 말씀드렸다. 때마침 제작자 분들도 해봐도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시작하게 됐다"며 '하이재킹'의 출발 당시를 공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영화를 다 보시고 난 후 드는 먹먹함의 감정을 기대하고 찍었다기보다 영화를 찍으며 알게 됐다. 이 분들이 그때 그 행동들을 했고 전원 생존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아직까지 69년에 납치 됐다가 아직 못돌아오신 본들도 계시기에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잘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하이재킹'은 오는 6월 21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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