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농업용수…낭비되는 제주 지하수
[KBS 제주] [앵커]
물이 귀한 제주에선 지하수가 도민의 생명수나 다름없는데요.
제주 지하수 취수 허가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 용수가 관리 부실로 인해 버려지고 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햇볕이 쨍쨍한 날씨에도 왕복 2차선 도로 아스팔트가 축축이 젖어있습니다.
파손된 지하수관에서 새어 나온 농업용수가 땅 속으로 스며들다 못해 아스팔트 틈새로 솟구친 겁니다.
새어 나온 농업용수는 배전 관로 매설을 위해 파놓은 인근 공사 현장으로도 흘러 들어갔습니다.
[이용훈/배전관로 공사 관계자 : "아침에 와서 보면 물이 가득 차서. 그걸 양수기로 퍼서 물을 비워 놓은 다음에 다시 작업해야 하고. 작업하는 중간에도 계속 물은 나오고. 그래서 지장이 많습니다."]
파손된 지하수관은 2005년 매설된 공공 농업용 관정으로, 한 해 허가된 취수량만 25만 톤이 넘지만 언제부터 얼마나 누수됐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매일 귀한 지하수가 줄줄 새고 있는데도 비용 문제로 지하수관 복구 계획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농업용수를 쓰는 농민으로 구성된 수리계는 지하수관 복구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행정시 지원을 기다리지만, 제주시는 농업용수 본관 누수는 수리계가 자체 부담하도록 규정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제주시는 농업용수 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제주도의 종합계획이 마련되면 해당 지침도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성하/제주시 농업기반팀장 : "10월 수립되는 농업용수 종합계획과 더불어 수리계 사업비 지원 지침을 개정 수립해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농업생산기반시설을 관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과거 무분별하게 허가된 제주지역 농업용 관정은 3천여 개.
농업용수 90% 이상이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취수된 물의 절반은 땅 속으로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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