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드러내고 방치…부실한 복구 기준
[KBS 광주] [앵커]
토석 채취를 둘러싼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채석장은 산림을 훼손하는 만큼 허가 기간이 끝난 뒤 복구가 중요한데요.
복구가 제대로 안 돼서 흉물로 방치된 곳도 많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 정상부에 큰 구멍이 뚫렸고, 끝이 보이지 않는 아득한 높이의 절벽이 생겼습니다.
한 업체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채석을 한 곳입니다.
허가 기간이 끝난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복구는 안 되고 있습니다.
암석은 그대로 노출됐고, 흙을 덮거나 나무를 심지도 않았습니다.
산에서 토석을 채취할 때는 계단식으로 산을 깎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복구가 어렵고 복구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업체는 이런 토석 채취 규정을 어겨 2017년 중간 복구 명령을 받았지만, 허가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행하지 않은 겁니다.
사업자는 사실상 폐업 상태, 결국 복구에 나선 건 해남군입니다.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재해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총 예상 복구비는 50억 원.
하지만 해당 업체가 복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미리 받아놓은 예치금은 23억 원에 불과해 나머지는 세금을 투입해야할 상황입니다.
[국경민/해남군 산림보호팀장 : "확보된 예산도 현실적인 복구 설계 기준에 맞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서 각종 재원 확보나 이런 부분들이 (제일 어렵습니다)."]
복구가 끝났다지만 여전히 흉물로 남은 곳도 많습니다.
마을 뒷산의 한 채석장.
10년 전 복구를 완료했다며 자치단체 승인까지 받았지만 나무는 제대로 자라지 않았고 토석 채취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산지관리법에 따라 채석장을 복구할 때는 계단식 암석 윗부분에만 흙을 덮고 나무를 심으면 되는 등 관련 규정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마을에서 들어올 때 보이는 잘라진 면 있잖아요. 저기를 나무로 좀 가려주든가."]
최근 3년 안에 허가 기간이 끝나거나 복구 설계 중인 전남의 토석채취장은 20여 곳.
산림청은 채석장의 복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지난 2월에야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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