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BO 통산 400홈런이다 …‘홈런왕’ 박병호의 진짜 마지막 목표[스경x인터뷰]
박병호(38·삼성)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중 한 명이다. 2011년 넥센(현 키움)에서 처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뒤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던 2년(2016~2017년)을 제외하곤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은 기본으로 때렸다.
꾸준할 뿐 아니라 임팩트도 컸다. 홈런왕만 6번 수상했다. 2014년엔 52홈런, 2015년엔 53홈런을 쳤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지난 시즌 KT에서도 18홈런을 날렸다. KBO리그 홈런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타자다.
개막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박병호는 KT에서 점점 자신의 자리가 좁아지는 것을 느꼈다. 은퇴까지 고민하던 그는 지난달 28일 오재일과 트레이드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린 것도 사실이다.
다만 선수 생활의 끝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박병호의 그 간절함은 이적 후 경기력에서 나타났다. 올 시즌 KT에서 44경기 타율 0.198, 3홈런, 10타점, OPS 0.638을 기록한 박병호는 이적 후 13경기에서 타율 0.277, 4홈런, 11타점 OPS 0.914로 확 살아났다.
만약 은퇴했다면 달성하지 못할 의미 있는 기록도 남겼다. 박병호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2회말 선두 타자로 나가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4구째 커브를 당겨쳐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겨버렸다.
시즌 8호째. 박병호는 이 ‘한 방’으로 KBO리그 통산 38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미국 프로야구(MLB) 미네소타 시절 때린 12홈런을 더해 한미 통산 400홈런을 채웠다. 삼성은 이날 박병호를 시작으로 강민호(1점), 이재현(2점)의 홈런포를 앞세워 LG를 6-3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동료들의 ‘격한 축하’로 머리카락이 케이크 범벅이 된 채로 경기 뒤 만난 박병호는 “며칠 전에 1개 남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알곤 있었지만. 사실 한미 통산 기록은 크게 생각 안 하고 있었다”며 “홈런을 치고 난 뒤에도 특별한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더그아웃에 들어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구자욱 선수(주장)가 꽃다발을 주는데 1차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이닝 교대 시간을 이용해 박병호의 한미 통산 400홈런 기념식도 조그맣게 열었다. 양 팀의 주장 구자욱과 김현수가 박병호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병호는 “양 팀에서 모두 축하를 해줘서 그 부분이 너무 고마웠다”며 “삼성에 온 지 얼마 안 된 저에게 이렇게까지 해준 삼성 구단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박병호는 천천히 그리고 깊게 팀에 녹아드는 중이다.
그는 “삼성에 와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지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선수들과도 어느 정도 친해졌고, 시스템에도 많이 적응했다”고 이야기했다.
박병호는 이제 KBO리그 통산 400홈런을 바라본다. 올해 안으로도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그는 “원래 개인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곤 20홈런을 쳐서 KBO 통산 400홈런을 채우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개인 기록에 관해서는 진짜 마지막 목표가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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