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이었던 의류 매장…손 놓은 행정
[KBS 제주] [앵커]
어제 제주의 가건물 의류매장에서 큰불이 났었는데요.
이 매장은 5년 전 불법 건축물로 적발돼 관리대상이었는데도,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거세게 타오릅니다.
시커먼 연기는 거대한 구름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갑니다.
의류매장으로 사용된 임시 건물 안에는 의류와 비닐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을 끄는 데만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특히 이 건물은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로,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정기적인 소방 점검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독기관인 서귀포시의 대응도 문제입니다.
5년 전, 불법 건축물로 적발해 원상복구를 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이듬해에는 이행 강제금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고, 서귀포시는 해마다 부과해야 할 이행강제금을 두 차례 부과하는 데 그쳤습니다.
더욱이 업주가 이행강제금을 체납한 상황이었지만, 형사고발이나 행정대집행 등 후속조처도 없었습니다.
결국 행정이 손 놓고 있는 사이 업주는 불법건축물을 증축해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대형 화재까지 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지만, 서귀포시의 대응은 여전히 무기력합니다.
불법 건축물이 사라져 원상복구가 된 만큼 체납액만 받겠다는 겁니다.
[김우철/서귀포시 건축팀장 : "(화재로 불법건축물이) 소실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시정명령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종결 처리를 하려고 하고 있고요. (체납액은) 강력하게 압류 조치를 해서…."]
무허가로 적발됐지만 원상복구하지 않은 불법 건축물은 현재 제주에만 3천 500여 채에 달합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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