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년 가까이 다닌 병원 의사가…“얼굴부터 나체사진까지 다 있었다”
[앵커]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마취 상태의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의사에게 징역 17년 형이 선고됐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마취 상태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KBS에 자신이 당한 일을 직접 고발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의사 염 모 씨가 운영하는 병원에 10년 가까이 다녔다는 30대 여성 A 씨.
[피해자/음성변조 : "싸게 잘 해줘 가지고, 수술하고 다니다가 피부시술 같은 거 했었어요. 계속."]
지난해 12월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이 피해자라는 걸 알았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다 당했어요 다. 성폭행부터 사진촬영이나 (강제) 추행이나…. 그냥 얼굴부터 다 알몸이었고요. 몸하고 얼굴 같이 나오게 나체를 다 찍었는데."]
마취에서 깨어났을 땐 의사 염 씨만 병원에 남아 있었고, 자신보다 늦게까지 누워있던 다른 여성들도 여럿 있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일어나 보면 5~6시간 이렇게 지나있고, 항상 불이 다 꺼져있고, 병원 문이 잠겨 있고, (오후) 8시가 넘어도 자고 있는 여환자가 항상 가면 한두 명씩 꼭 있었고요."]
특정된 피해자는 16명이지만, 얼굴이 찍히지 않은 여성들을 포함하면 피해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염○○이 조사받을 때 분리를 해놨더라고요. 나머지 몸 사진은 너무 많아서 자기가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라고."]
증거물로 제시된 자신의 사진을 본 뒤 일상은 무너져내렸지만, 염 씨로부터는 사과의 말 한마디 듣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3명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하고 피해자 한 명이 죽었다는 소리 듣고, 계속 의심이 돼서 병원도 일반 병원 다니기도 무섭고…."]
1심 재판부는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사회에 던진 파장이 상당하고,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염 씨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범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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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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