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집단휴진 소식에 절망...사지 내몰린 심정"
[앵커]
의사 집단 휴진이 가시화되고 장기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에 환자들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넉 달을 버텨왔는데, 이젠 정말 사지에 내몰린 심정이라며 한곳에 모여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안기종 씨의 아내는 백혈병 항암치료를 받다가 골수이식 이후엔 석 달마다 한 차례씩 대형병원 검진을 다녀옵니다.
완치는 아니라, 언제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단휴진으로 병원이 멈출 수도 있다는 얘기는 생명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안기종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항암제를 먹어야 하는데 안 먹으니까 재발 가능성을 관찰해야 하는데…. 계속 안정적으로 검사해야 하는데 검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90개가 넘는 환자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휴진,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전공의 집단휴진 4개월은 버티는 심정으로 살았지만, 이젠 의료현장을 전부 비우겠다는 의사단체의 엄포에 절망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진미향 / 신경내분비종양 환우회 대표 : 좋은 의사는커녕, 그냥 의사조차도 볼 수 있을지 모르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환자들에겐 아예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며,
[김재학 / 희귀 난치성 질환 연합회장 :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왔던 환자들에게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각자도생을 넘어 '각자도사(死)'의 사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집단휴진이 길어지더라도 환자들이 살 방법은 마련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명석 / 건선 환우 협회 부회장 :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을 추진해야 합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환자와 가족들의 애타는 시간도 더 길어지는 상황.
일부 환자단체들은 사태가 더욱 악화할 경우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고소·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촬영기자;진수환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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