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신장식 “윤석열-김건희 위해 ‘건희권익위’ 만든 안타까운 상황” [김은지의 뉴스IN]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명품백 권익위 결정문 100년짜리 이불킥거리…공무원들 얼마나 자괴감들까”
“고가의 물품은 배우자 통해서 받으라는 가이드라인 만든 꼴…직권남용 처벌 가능성도”
“국힘 8명 이탈표? 22대 국회 전반기 법안마다 ‘디 에이트 쇼(The 8 Show)’ 펼쳐질 것”
“한동훈의 헌법 84조 논쟁? 법률 지식 잘 아는 분이 왜 채상병 사건에는 침묵하나”
“이재명 기소는 ‘정적’ 죽이기…증언의 진정성이 검찰과의 거리에 따라 좌우되는 꼴”
“영수회담 때 야당 목소리 듣겠다고 불러놓고 대통령이 80% 말해”
“언론장악 우려에 사실관계가 달라 대응하는 거라 대답해…제대로 보고받는 게 맞나”
“대통령은 격노하면 안 되냐고? 참모들 얼어붙고 결정 왜곡되면 국민들 불행해져”
■ 진행자 /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사건 종결’ 처분이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그래서 권익위를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 두 의원을 모셨습니다. 이번 사건 총평부터 해주시면요?
■ 천준호 / 우리나라 부패 방지의 최고 역할을 담당하고 총괄하는 기관이 권익위인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부패 방지 임무를 포기하고 사실상 ‘부패 세탁소’ 같은 역할을 자임하게 된 형국이라고 보여지고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권익위원회를 장악하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방탄을 위해서 부패방지위원회를 사실상 ‘김건희 위원회’로 만들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시민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부패 지수를 낮추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오랫동안 법 개정 노력을 통해서 권익위원회가 만들어졌거든요. 소위 말하는 김영란법도 그렇고요. 많은 국민들이 아주 사소한 상황에서도 내가 물건을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스승의 날 때 선생님한테 선물해야 되나 고민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청렴한 사회로 전환되는 데 상당히 기여했던 곳이에요.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권익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신뢰가 대폭 떨어지게 됐습니다.
■ 신장식 / 유철환 권익위원장과 정승윤 부위원장이 결정문을 언론에 공개를 한 거잖아요. 저는 법률가로서 정말 안 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이 결정문을 작성했던 공무원들이에요.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을까 싶어요. 가장 초보적인 법률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금세 지적할 수 있거든요.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어서 못한다고요? 무슨 말이 안 되는 소리예요. 2017년에 국민권익위에서 ‘배우자가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에 ‘특가법상 알선수재입니다’ ‘수사기관에 송부하거나 이첩합니다’ 이렇게 다 써 있어요. 본인들도 다 그거 보고 부패 방지 업무를 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규정이 없다고요? 이건 면죄부죠. 이건 100년짜리 이불킥거리예요. 왜냐하면 공문으로 남잖아요. 혼자서만 부끄러울 일이 아니에요.
■ 천준호 / 이 결정 이후로 공직사회에 ‘앞으로 고가의 물품은 꼭 배우자를 통해서 받아라’ 하는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해요.
■ 진행자 / 권익위는 최재영 목사가 외국인이라서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 신장식 / 그렇게 하시면 큰일 납니다. 이것은 ‘건희 권익위원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을 한 거지, 다른 공무원의 배우자가 외국 국적을 가진 분으로부터 선물 받았다고 해서 처벌이 안 될 것이냐? 100% 처벌됩니다. 함부로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절대로 잊지 마세요. 이건 ‘김건희 특례 결정’입니다. 본인이 김건희가 아닌 한, 하시면 안 됩니다.
■ 진행자 / 결국 권익위는 대통령 눈치를 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봐야 될까요?
■ 천준호 / 권익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가 그 물건을 받았다고 하면 신고하는 조치를 하고 반환했어야 되거든요. 적어도 그걸 했는지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쳤어야 되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어느 누구하고도 조사를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을 했다는 겁니다. 정말로 부실한 결정을 한 거고, 그걸 보면 적어도 저는 권익위원장에 대한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 둘 중에 하나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뒤따라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신장식 / 저는 직권남용이 거의 100%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왜냐하면 직권남용은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는 거거든요. 결국은 직권을 남용해서 의무 없는 일을 공무원에게 하게 한 거예요. 직권남용의 유죄 판결의 기본 법리에 틀이 딱 맞아요. 그래서 저는 그 결정문 쓰셨던 공무원분들께 굉장히 위로를 전하고 싶고요. 그다음에 공무원분들께 이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때는 일단 법리대로 결정문을 쓰세요. 그런 다음에 누군가로부터 다시 쓰라고 하는 명령을 받으세요. 누구에게 그런 명령을 받았는지를 증거로 다 남기세요. 가능하면 녹음도 좋습니다. 대화자 간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공무원들이 그렇게라도 해서 본인들의 정치적 압력 내지는 상급자의 직권 남용으로 인해서 이런 비상식적인 결정문을 썼다고 하는 것을 따박따박 축적해 놓지 않으면 자칫하면 공범이 되는 수가 있어요.
■ 천준호 / 그 직무 연관성, 대가성 문제도 쟁점인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 목사가 미국 하원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와 관련해서 청탁이 있었고, 정부 관계자와 실제로 전화 통화도 하고 협조해달라고 상담을 진행했다는 거잖아요.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권익위에서는 부패방지법상 문제가 없다고 결정하면서 검찰 조사와 관련된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했던 것이 목표였을 것 같은데, 그것이 무의미해졌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오히려 권익위의 결정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관심을 크게 갖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줬어요. ‘김건희 특검’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커지게 된 게 아닌가. 오늘 민주당 정책 의총이 있었는데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의 수사 범위와 내용에 이 명품백 수사 사건도 같이 추가하는 내용으로 특검안을 발의하기로 당론 결정을 하였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검찰 수사는 잘 안 될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 신장식 / 이원석 총장이 계속해서 법과 절차에 따라서 수사를 할 거라는 말씀을 하시잖아요. 100% 그 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밥은 먹고 싶은데 숟가락을 들 손발이 없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대검의 부장들 전부 다 잘랐죠. 다 ‘찐윤’으로 바꿨잖아요.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해야 되는데 중앙지검장으로 오신 분은 전주에서 전주지검장 하시다가 왔어요. 사실 전주지검장 하다가 중앙지검장으로 오는 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소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가족을 탈탈 털던 분이 중앙지검장으로 오셨어요. 이분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가족들 털듯이 김건희 여사의 반의 반의 반도 털 수 있을까요?
■ 진행자 / 그래서 민주당도 특검법을 발의하기로 했는데, 통과가 결국 쟁점이지 않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염두에 두고, 22대 국회에서 통과하려면 8표가 더 필요한데요.
■ 천준호 / 저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고심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은 풀고 넘어가지 않고서는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겁니다. 물론 그 8명 이탈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보고요. 또 다시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만약에 그렇게 된다고 하면 국민들의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런 식으로 대통령에 준 헌법적 권한을 사적인 구제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죠.
■ 신장식 / 저는 22대 국회 전반기 내내 말하자면 ‘디 에이트 쇼’(The 8 Show)가 연속될 것이라고 봐요. 넷플릭스에 드라마가 있잖아요. (국회에서도) 이 법안에서는 8명이 누구일까, 저 법안에서는 8명이 누구일까… 법마다 달라질 수 있죠. 그게 만약 8명이 고정이 되잖아요. 그러면 분당입니다. 그 8명이 누가 될지, 그리고 어떤 국면에서 ‘8 플러스 알파’가 움직이게 될지 이건 좀 지켜봐야 될 거고요. 결과적으로는 국민 여론일 겁니다.
■ 진행자 / 당권 주자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국민의힘이 다른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최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된다는 말이 많습니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까지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천준호 / 글쎄요.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도 남은 3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여전히 국가 권력을 장악하고 검찰권을 행사하고 있고, 또 캐비넷은 다양한 자료들이 많이 있을 거기 때문에요. 지금 이렇게 저렇게 본인이 튀기 위해서 말들을 하겠지만 결국에는 대통령과 일정하게 협상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모양새가 만들어지면서 한동훈이 전대에 등장하는 물밑 작업들이 지금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해요. 왜? 3년은 너무 길기 때문에.
■ 진행자 / 그런데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과 관계 회복을 하려고 할까요? 일설에는 굉장히 화가 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 천준호 / 지난번에 (충남 서천군의 한 시장에서 윤 대통령을 향한) 한동훈 위원장의 90도 인사 한번 보셨잖아요. 저는 그 두 분(윤석열-한동훈)이 이 공통점이 있다고 보는데요. 자기들이 목표로 한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태도도 취한다는 거죠.
■ 신장식 /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간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라고 하는 평가도 굉장히 많잖아요. 이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은 한 분 더 계시죠? (한동훈 전 위원장과) 김건희 여사는 정말 다시 못 돌아갈 것 같아요. 카톡을 수백 통씩 주고받았던 분이기는 하지만, 지난번에 소위 ‘한동훈 키즈’라고 했던 분들… 김경률 전 비대위원 등이 갈등의 씨앗을 김건희 여사 건을 거론하면서 시작됐잖아요. 그것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고요. 저는 특수부의 선후배 문화상 이래저래 오월동주 할 수 있는 개연성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위원장) 사이에는 있으나, 한(동훈 전 위원장)과 김(건희 여사) 사이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 진행자 /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보다 김건희 여사가 더 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말씀인가요?
■ 신장식 /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 두 분 간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도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김(건희 여사)’과 ‘한(동훈 전 위원장)’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위원장)’이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누가 우위인지 전 국민이 알게 될 것입니다.
■ 진행자 /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84조를 통해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많은 해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 모습은 어떻게 좀 해석하십니까?
■ 천준호 / 지금 상황은 주목 끌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고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자기가 이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도 보여주고,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게도 소구력을 갖기 위해서 그런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크게 신경 쓸 문제는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신장식 / 저는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는 이렇게 건건이 본인의 법률 지식을 과시하고 싶어서 굉장히 열정을 보이시는 분이 채해병 사건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하지 않는가. 매우 선택적인 거죠. 그래서 비겁하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저는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도 책을 한 권 선물해 주고 싶어요.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을 들고 나오면 디올백이 생각나게 돼 있습니다. 헌법 84조를 이야기하면 이재명 대통령을 먼저 생각하게 돼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된다는 것을 전제해서 하는 얘기거든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정치적인 수싸움에서 너무 하수라고 봐요.
■ 천준호 / 저희들끼리도 그 얘기를 한 번 했습니다. 딱 보고 너무 웃긴다…(웃음). 이재명 대통령을 전제한 이야기거든요. 자기들 스스로 자기 함정에 빠지고 있다고 봤죠.
■ 진행자 / 그럼에도 여당 주자들이 ‘대북송금’ 의혹 추가 기소를 두고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오히려 사법 방해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천준호 /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가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에 민생을 우선 챙기는 것보다는 정적 죽이기에 몰두했다고 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당이 역사적인 참패를 한 상황인데도 다시 또 국정 기조가 ‘야당 대표 무조건 기소하기’로 되돌아간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게 생각을 합니다. 기억해 보시면 쌍방울이라고 하는 사건이 한창 관심을 불러일으켰을 때에는 ‘변호사비 대납 사건’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한국에만 소환되면 이재명 대표는 당장 끝날 것처럼 언론이 보도했었죠. 근데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그냥 언론 플레이하고 끝나버렸습니다. 그 뒤에 이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를 했지만 도저히 되지가 않았습니다. 최근에 수원지법의 1심 판결 결과를 빌미로 해서 기소를 드디어 하게 된 것이거든요. 그만큼 직접적 증거는 없고, 쌍방울 회장의 전언 진술 이런 것에 근거해서 기소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명분도 취약합니다. 또 여러 가지 물적 증거들이 제시됐지 않습니까? 국정원 보고서라든지. 최근에는 김성태 회장이 진술 번복을 목적으로 회유하고 금품을 제공했다고 하는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2심 재판이 진행되면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장식 / 저는 변호사로서 몇 가지 사건이 동시에 떠오르는데요. 말하자면 검찰이 봤을 때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에 따라서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려요. 김성태씨가 이재명 대표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공범 기소하고 막 이랬을 때요. 김성태는 천하의 몹쓸 사람이라고 검찰에서 이야기했어요. 근데 지금은 세상에 가장 견실하고 세상에 가장 진정성 있는 분이 됐어요. 과거에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때요.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집체 훈련’을 시켰다는 의혹이 여전히 국민들 마음에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도 그 재소자들 중에서 검찰 편을 들은 사람은 세상 견실하고 회개하신 분이 되고, 검찰의 반대편에서 증언하신 분은 사기꾼이고 나쁜 놈이 되었어요. 어떻게 증언의 진정성이 검찰과의 거리, 피고인과의 거리에 따라서 좌우되느냐는 거죠.
■ 진행자 / 천준호 의원은 지난 4월 영수회담을 배석했죠. 그때 상황이 좀 더 궁금한데, 대통령이 ‘언론 장악하는 방법 모르는 게 아니지만 안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지지 않았습니까?
■ 천준호 / 당시 우여곡절 끝에 영수회담이 성사되었죠. 그쪽에서는 대통령께서 말씀을 듣겠다면서 하고 싶은 말씀 충분히 하시라고 이렇게 해서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잘 준비해가서 이야기했거든요. 그랬더니 나중에 딴 소리를 하셨죠. 약속을 어기고 모두발언을 더 길게 했다라든지…. 사실 시간제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그 시간을 활용해서 한 건데, 그 후로 비공개 회의로 전환이 됐는데 대통령께서 첫 말씀을 시작하셨는데 끝나지 않는 거예요. 한 20분을 혼자서 쭉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시간을 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계가 있길래 체크를 했는데 한 80% 정도를 대통령께서 주로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나중에 그쪽에서 80% 아니다 70%라고 하던데 어쨌든 그 사이일 것 같고요. 야당 대표의 말씀을 듣겠다고 불러놓고 본인이 그렇게 주도적으로 말씀을 하셨어요. 또 과거의 수사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 그날 든 생각은 ‘대통령실이 진짜 걱정이다’였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실은 전국에서 주요한 정보들이 올라오고 대통령은 참모들과 논의하면서 좋은 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는 자리인데, 저렇게 혼자서 다 말씀하시면 참모들이 제대로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발생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좀 들어서 대통령실 운영 전반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죠.
■ 진행자 / 언론 장악에 대한 윤 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어떤 맥락에서 나왔나요?
■ 천준호 / 이재명 대표가 언론에 대한 장악 의도에 걱정이 많다고, 또 개별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자행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셨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정부처럼 언론의 비판을 많이 받는 정부가 없고, 내가 만약에 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그 방법을 몰랐겠느냐, 내가 충분히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오로지 우리는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에 대해서 대응을 하고 있을 뿐이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대로 보고를 받고 계신 게 맞냐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나중에 그런 걱정을 좀 하셨습니다.
■ 신장식 / 〈시사IN〉 868호 커버 기사가 ‘입틀막 심의’에 관한 것입니다. 저도 여기에 나와요. 이렇게 해놓고 언론 장악할 방법을 아는데 안 했다고 얘기를 하면, 언론 장악할 작정을 했으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려고 한 거예요? 탱크 밀고 방송국 들어가시려고 하는 겁니까? 저는 납득하기가 어려워요. ‘바이든 날리면’ 사태는 언론 장악이 아니라 언론 활성화였습니까? 박민의 KBS 만든 사람이 누구고, 제가 국회까지 오게 만든 사람이 누굽니까? 보고를 하면 격노하시니까 보고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은 격노하면 안 되냐’라고 얘기하시는데, 대통령은 격노하면 안 됩니다. 정상적인 정서 상태를 유지해야 정상적인 국정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오죽했으면 막걸리 한 잔 마시는 거 좋아하셨던 노무현 대통령은 5년 동안 술 한 잔도 안 하셨다는 거 아닙니까. 저는 굉장히 궁금합니다. 대통령 기록물실에 최재영 목사님이 선물하신 40만 원짜리인가 50만 원짜리 양주가 잘 보관돼 있는지요? 혹시 양이 줄어있거나 빈 병만 남아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 진행자 / 천준호 의원은 영수회담 자리에서 이런 것 좀 물어봤었으면 좋았겠다, 이거는 대통령한테 좀 궁금했다는 부분이 있을까요?
■ 천준호 / 진짜 그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아니, 대통령님 말씀이 너무 많으신데 좀 들어주시면 안 되냐…. 야당 대표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간 자리면 거꾸로 대통령이 의견을 물어야죠. 좋은 결정을 하려면 자꾸 옆에서 사람들한테 물어봐야 됩니다. 그 의견을 모아야 좋은 결정을 하죠.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 격노하면 큰일 납니다. 그러면 참모들이 다 얼어붙습니다. 그럼 결정이 왜곡되고요. 제대로 된 보고를 못 합니다. 본인이 편한 참모들하고 회의하면 사실은 제대로 된 이야기가 될 수 없고, 본인의 경험에 의한 결정에 국가의 운명을 맡겨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될 텐데 정말 우리 국민들한테 위험한 일이고 불행한 일입니다. 정말 계속 이렇게 가야 되는지 걱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김민하 시사평론가, 김영화 기자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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