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금융 모르는 건 자랑 아냐…경제·세상 보는 눈 키워야 국가 손실도 줄어”
집집마다 경제교육 양극화 심각
22대 국회서도 법안 논의되기를
“돈과 금융을 모른다는 사실을 자랑처럼 이야기합니다. 아직도 조선시대의 ‘사농공상’을 못 벗어나는 게 현실이죠.”
21대 국회에서 경제통으로 꼽혔던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사 사장을 했던 내게도 내일 오를 주식 종목을 찍어준다는 ‘리딩방’ 연락이 온다”며 “돈이 되면 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겠는가. 상식에서 벗어나는데도 사람들이 빠져든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와 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국회에서 교육부를 금융교육 컨트롤타워로 지정하고,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금융경제교육을 하는 내용의 금융교육진흥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임기 만료로 법안은 폐기됐지만 홍 전 의원에게 당시 생각을 물었다. 국회를 떠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 금융교육법안을 발의한 계기가 무엇인지.
“오래전부터 우리는 조선시대 사농공상 틀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국회의원들도 경제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주식투자 인구가 늘었다. 제대로 된 경제금융교육 없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얼떨결에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게임처럼 하는 문화도 강해졌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경제금융교육을 받는다. 우리도 이 부분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당시 국회 분위기는 어땠나.
“다들 취지는 좋다고 하는데 의욕은 별로 없었다. 경제금융교육이 들어가면 교육과정에서 무언가 빼야 하는데 수능이 있다보니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교육과정에 넣으려면 수능 문제로 출제가 돼야 하더라.”
- 경제교육도 집집마다 다른 것 같다.
“정말 양극화되어 있다. 증권사 근무 시절 현장에서 보면, 금융기관이 경제설명회를 하거나 투자설명회를 할 때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에서 대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일부러 교육 삼아 자녀를 주주총회장까지 데리고 오는 분들도 있다. 반면 지방에선 설명회 자체가 많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에서 경제금융교육이 필요하다.”
- 22대 국회에서도 이런 법안이 추진될까.
“논의가 지속되길 바란다. 수많은 탕후루 가게나 커피전문점이 1년 사이 새로 생기고 문을 닫고 있다. 재무제표를 보고 세밀한 과정을 거쳐 창업하면 그만큼 국가 전체의 손실도 줄어든다. 경제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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