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북한군 MDL 침범·대북 확성기 방송 조사
유엔군사령부가 최근 남북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사안들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과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는 이날 “우리의 임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최근 문제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남북 간 정전협정의 이행과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조사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북한군의 MDL 침범 사건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북한군 일부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곡괭이 등을 들고 작업하던 중 MDL을 넘어왔다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퇴각했다. 군은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침범의 의도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의 특이 동향과 관련한 질문에 “(북한군이 MDL 인근에서) 현재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엔사의 조사 대상에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송출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군은 지난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다만 10일부터는 방송을 일단 중단한 상태다. 통상 유엔사가 정식 조사에 착수하면 국방부에 통보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한 조사에 대해 유엔사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엔사가 아직 정식 조사를 진행한 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방부는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전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만나 대북 확성기 방송에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캐머라 사령관이 연합방위태세 발전과 관련한 사안을 장관에게 보고하고 관련 토의 및 장관의 지침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성기 관련 사항은 러캐머라 사령관이 보고한 바 없고 동맹국의 상급자인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조치에 연합사령관이 제동을 걸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사항”이라고 부인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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