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답게 미래 개척"…美출장서 빅테크 CEO 연쇄 회동
아마존·퀄컴 등 CEO와도 만나 협력 강화 논의
2주간 미국 출장서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귀국길 출장 소감 묻자 "열심히 해야죠"…수주 성과 질문엔 답 안 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7시 35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출장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띄며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와 면담했는지, 파운드리 수주에서 성과가 있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 호암상 시상식을 마친후 바로 미국 출장길에 올라 2주간 미국 출장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미국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에서 서부의 실리콘밸리로 대륙을 가로지르며 매일 분 단위까지 나눠지는 일정 30여건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단독 미팅을 갖는 등 IT와 AI(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출장에서 미국 동부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돌며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CEO를 만났다면 올해는 AI, 반도체 등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최근 삼성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 회장이 직접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다지면서 초격차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위기 돌파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특히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저커버그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한 지 4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이번 미팅에서 AI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과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2011년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현재까지 8번의 미팅을 가질 정도로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TV, 가전, 네트워크,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의 기존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AI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윈윈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 12일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CEO를 만났다.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올해 3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천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최근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여하는 등 반도체 이외에도 TV, 모바일,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10일에는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퀄컴은 삼성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했으며, 최근에는 AI PC와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와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4일에는 대형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회동한 이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 계획과 영업 전략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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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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