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드사이드 "대게, 시추해도 마이너스" 평가…'오징어' 탐사하고 '철수'

김안수 기자 2024. 6. 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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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동해 석유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부터 전해드립니다. 우리 정부가 석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7곳 중 대게와 집게로 불린 2곳을 호주 업체가 이미 분석했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단독 보도 전해드렸는데,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던 '대게'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을 한 뒤 '시추해도 경제성이 마이너스'라는 결론을 내리고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김안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김안수 기자]

2022년 4월 나온 우드사이드의 합병 전 보고서입니다.

동해 탐사 지역인 '대게'와 '집게'가 언급돼 있습니다.

시추 직전 단계인 유망구조로 갈 확률이 집게는 25%에 불과합니다.

대게는 그나마 75%라고 봤습니다.

유망구조로 가기 전 단계인 잠재구조여서 모두 사업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이를 두고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가 "유망구조까지 분석을 못하고 철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우드사이드가 한국 사업에서 철수하기 전 만약 대게가 유망구조가 된다는 가정하게 정밀 분석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우드사이드의 합병 전 보고서입니다.

석유매장 가능성, 시추 실패 비용 등을 넣어 대게까지 포함해 유망구조로 볼 수 있는 전 세계 7곳을 분석했습니다.

호주의 젬트리와 노튼이스트, 두 곳의 유망구조만 EMV 분석에서 '양수'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EMV는 '예상금전가치'로 해석됩니다.

분석결과가 양수여야 계속 투자가치가 있는 경제성 높은 지역을 뜻합니다.

한국의 대게를 포함해 나머지는 음수여서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김갑순/한국회계학회장 : NPV(순현재가치)가 마이너스라는 이야기는 들어간 돈도 회수 못 한다는 의미예요. 그러니까 투자할 이유가 없죠.]

우드사이드는 당초 7곳 모두 경제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외부 기관 평가와 자체 분석 결과를 다시 검토해 최종적으로 경제성이 없다고 보고 한국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앵커]

우드사이드가 탐사했던 곳 '대게'와 '집게' 말고도 한 곳 더 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바로 '오징어', 이번 정부 발표 이후 핵심지역으로 꼽혀온 곳입니다. 이로써 정부가 유망하다고 밝힌 7곳 중 최소 3곳은 이미 탐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러 의문이 듭니다.

김휘란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고 스튜디오에서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휘란 기자]

우드사이드는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석유탐사 진행 상황을 공개해 왔습니다.

2019년 4분기 보고서에서 '오징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우드사이드가 동해 탐사 조광권을 10년 연장했던 때입니다.

"8광구와 6-1광구 북부 지역에 걸친 6,093㎢ 면적의 '오징어' 지역에 대한 3D 조사를 2020년 1분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적었습니다.

다음 해인 2020년 1분기 보고서에선 "'오징어' 3D 조사가 연기됐다"고 합니다.

이후 2021년 결산 보고서에서 '오징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2021년 5월 오징어 지역 3D 탐사를 끝냈다"며, 다가올 2022년 계획에선 "유망성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3D 데이터 분석"이라고 했습니다.

[곽원준/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 : (우드사이드가) 2021년 여기, 이 지역에 약 과거 500㎢ 했던 거의 4배 규모가 되는 2000㎢의 대규모 3D 탐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끝으로 오징어라는 단어는 우드사이드 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우드사이드는 정부가 발표한 7곳 중 대게와 집게, 오징어까지 적어도 3곳을 정밀 분석했지만 결국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앵커]

바로 이어서 여러 의문들, 김안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오징어' 같은 경우에는 이미 탐사했었다는 사실이 지금 처음으로 확인이 된 건데, 혹시 경제성에 대한 평가도 있습니까?

[김안수 기자]

없습니다. 2019년, 2021년까지 분기 보고서마다 오징어를 탐사중이라고는 했는데, 평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결국 한국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기 때문에 대게, 집게처럼 경제성이 없다고 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석유 나올 가능성 크다고 한 곳, 7곳 중에 적어도 3곳은 이미 검토를 했던 거잖아요. 그럼 나머지 4곳은 어떤지 궁금한데, 정부가 이 4곳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다는 거죠?

[김안수 기자]

맞습니다. 동해 영일만 8광구와 6-1광구에 걸쳐 있는데, 정부는 일부 보안명칭만 밝힐 뿐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7개 가운데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만 소개됐고요.

JTBC가 우드사이드 보고서에서 집게와 대게를 찾아냈고, 또, 오징어도 우드사이드가 검토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앵커]

우드사이드가 우리나라의 대게를 포함해서 다른 나라까지 7곳 경제성 분석을 했잖아요. 혹시 대게처럼 마이너스 평가가 나왔지만 사업을 계속 이어간 곳도 있습니까?

[김안수 기자]

네, 앞서 이야기한 우리 정부가 발표한 7곳과는 다른 곳인데요.

당시 우드사이드가 전세계에서 참여 중이었던 유망구조 7곳을 말하는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건 세네갈 한 곳입니다.

이곳도 경제성이 마이너스로 나왔는데도 사업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내부검토에서 엇갈린건데요, 어떤 요인들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마이너스가 나왔는데도 계속 사업을 이어가는 곳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게 같은 경우에는 그러지 않았다, 이거군요. 그 이유가 뭔지도 궁금하고 또 우드사이드가 포기한 3곳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석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1년 만에 상당히 다른 판단을 내놨는데, 이유가 뭔지도 궁금합니다. 정부에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까?

[김안수 기자]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가 우드사이드에서 넘겨받은 탐사자료와 석유공사 자체 탐사자료를 종합해서 분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검토한 자료에 저희가 찾아낸 우드사이드의 합병 전 보고서도 들어있다고 하나요?

[김안수 기자]

석유공사에 이 보고서의 존재를 알려주고 검토했는지를 물었는데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여러 의문이 드는 상황인데 정부가 오히려 일부 자료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죠.

[김안수 기자]

정보공개포털에서 대왕고래 관련 계약정보가 부분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뀌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뒤에도 공개돼 있던 자료들을 언론의 검증이 시작되자 보안을 이유로 비공개 전환한 겁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 영상자막 김영진 / 취재지원 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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