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루타’ KIA 최형우 “어차피 1년 뒤 최정이 깰 텐데…기록보다 이기는 게 좋다”
1983년생 최형우는 KIA의 4번 타자로 뛰고 있다. 만 41세의 4번 타자 최형우는 기록을 쓰고 또 쓴다. 계속해서 KBO리그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자신의 기록까지도 또 쓴다. 최형우는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시즌 11호 홈런 포함, 6타수 3안타 6타점을 뽑았다.
0-5로 뒤지던 5회초 2사 만루에서 좌전안타로 이날 첫 안타를 신고하며 2타점을 뽑았다. 지난 11일 SSG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 통산 4077루타째를 기록, 이승엽 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다루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최형우는 이날 5회초의 2타점 적시타로 이승엽 감독을 넘어 역대 최다루타 기록 보유자가 됐다.
6회초에는 5-5 동점이 된 뒤 2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쳤고 7회초에는 좌월 3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최형우는 “꾸준하게 잘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이 우선이다. 아무리 야구 잘해도 아프면 소용이 없다. 주전이면 최소 130경기 이상은 뛰어야지 80~100경기 뛰면 주전 아니라고 후배들과도 말한다. 지금은 실력보다 노하우로 뛰는 것 같다”며 “그런데 사실 기록엔 관심이 없다. 5타수 무안타 쳐도 팀이 이기는 게 좋지, 이제 젊었을 때랑은 달라서 아무 관심이 없다. 어차피 1년 지나면 또 최정(SSG)이 다시 다 깰 것”이라고 웃었다.
KIA는 이날 승리로 LG를 2위로 끌어내리고 0.5경기 차 앞서 1위를 탈환했다. 전날 경기에서는 연장 10회에 6-7로 졌다. 처질 뻔한 팀 분위기를 최고참 최형우가 6타점의 폭발력으로 살려냈다.
이날 선발 양현종은 5.2이닝 8피안타 5실점을 했다. 6회초 역전한 덕분에 승리 요건을 갖추고 6-5로 앞선 6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은 늘 등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KIA 응원석을 향해 박수를 유도하고 모자를 벗어 인사한다. 전보다 더 많이 실점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날도 양현종은 같은 모습으로 관중석과 호흡했다.
최형우는 “오늘 양현종에게 참 고맙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관중석 향해서 그렇게 하길래, ‘5실점이나 하고 왜 저래’ 하면서 뭐라고 약올릴까 궁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자칫 분위기가 가버릴 것 같아서 일부러 그랬다고 하는 얘길 듣고, 다시 생각했다. 참 멋있구나, 그리고 쟤도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런 양현종에게는 늘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 만 41세에도 불같은 타격을 하는 최형우의 존재다.
인천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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