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그릇 팔아야…" 신권 도입에 일본 라멘 가게 울상인 이유

정원석 기자 2024. 6. 1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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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는 다음 달부터 새 지폐가 나옵니다. 문제는 식당에서 음식 계산할 때 쓰는 자판기, 전국에 2백만 대가 넘는 음료 자판기가 새 지폐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자판기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이라 상당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도쿄 정원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오는 7월 3일 새 지폐를 도입하는 일본.

각도에 따라 얼굴 방향이 바뀌는 3D 홀로그램을 접목한 첨단 지폐입니다.

대중교통과 은행 ATM기기 등 새 지폐를 인식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소규모 식당들은 울상입니다. 일본은 자동판매기에서 메뉴를 고르고 식권을 뽑는 형태의 가게가 흔한데요.

이런 가게들도 신권이 도입되는 만큼 자판기를 바꿔야 할 처지에 놓인 겁니다.

도쿄에서 라멘 매장 4개를 운영하는 아마노 씨.

새 지폐를 인식하는 자판기 값은 대당 200만엔, 우리돈 1750만원 정도입니다.

보조금을 받아도 4개 매장의 자판기를 교체하는데 들어간 돈은 600만엔 정도.

이 때문에 라멘 값도 50엔 정도를 올렸다고 말합니다.

[아마노/라멘 가게 사장 : 12만 그릇 정도를 팔아야 자판기값을 맞춘다는 계산이네요.]

최근엔 전자결제가 가능한 자판기도 많다 보니 당장 새 지폐를 인식하지 못해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일본은 여전히 지폐 이용자가 많아 결국엔 교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30대 여성 : 아직 일본에 현금이 아니면 안 되는 곳들도 있으니 현금을 갖고 다니는 편이 안심이 되죠.]

[70대 여성 : 1만엔 정도 갖고 있지 않으면 불안…]

더 시급한 건 이런 음료수 자판기라고 합니다.

전국에 220만 대가 설치돼 있다고 하는데요.

지폐를 판독하는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자판기가 새 지폐를 인식하기까진 대략 2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자동판매기기계협회는 다음 달 신권이 발행되면 식당 자동판매기는 50%, 음료 자동판매기는 2~3%만 새 지폐 인식이 가능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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