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법관 후보 9명 모두 전·현직 판사···여성 비율 줄고, 재야 출신은 0명

대법원 전경. 한수빈 기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8월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들을 13일 추렸다. 후보자 9명 모두 전·현직 판사다. 노동·인권 사건 변호를 주로 맡아온 순수 재야 출신인 김선수 대법관이 빠진 자리는 판사 출신이 채우게 됐다.

추천위는 노경필 수원고법 부장판사(59·사법연수원 23기), 마용주 서울고법 부장판사(54·23기),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57·25기), 박영재 서울고법 부장판사(55·22기),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4·23기), 윤강열 서울고법 부장판사(57·23기), 윤승은 서울고법 부장판사(56·23기),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55·26기), 조한창(58·18기) 법무법인 도울 변호사 등 9명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9명 중 8명은 현직 판사이고, 조한창 변호사도 판사 출신이다. 여성은 윤승은 부장판사, 박순영·이숙연 판사 3명이다. 지난 대법관 후보 추천에서 6명 중 절반이 여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성 비율이 줄었다. 문재인 정부 이후 명맥이 끊긴 검사 출신이 대법관에 오를지 관심이 쏠렸는데, 추천 대상에서 모두 빠졌다.

박영재 부장판사, 박순영·이숙연 판사, 조 변호사는 직전에 퇴임한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 최종 6명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번 최종 9명에 또 포함됐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을 역임한 박 부장판사가 제청 대상이 될지는 법조계 관심사다. 법원행정처 차장 출신은 대법관 제청 우선 순위로 꼽혀왔는데, 권순일 전 대법관 이후로 나오지 않았다.

추천위는 천거서와 의견서, 심사대상자들의 주요 판결·업무 내역, 재산관계, 형처벌 전력, 병역 등에 관한 심사 자료를 바탕으로 대상자들의 자질과 능력 등을 검증했고, 바람직한 대법관 후보 추천에 관해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광형 대법관 추천위원장은 “대법원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근본적 가치기준을 정립하는 최고법원이면서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이다”며 “추천위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면서도 시대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과 포용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굳건한 의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두루 갖춘 후보자를 추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후보자 9명의 명단 및 주요 판결·업무 내역을 공개한 뒤 추천위의 추천 취지 등을 고려해 이들 중 3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