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토’에 나무 고사 잇따라…대책은?
[KBS 부산] [앵커]
에코델타시티 나무 고사 문제 취재한 김영록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명 그대로 친환경 '에코델타시티'에서 나무가 죽는다?
이해하기 힘든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죠?
[기자]
네, 한국수자원공사는 에코델타시티 1단계 터에 5백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원이나 녹지에 심은 나무 상태에 문제가 잇다는 지적이 잇따랐는데요.
취재진이 오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부산시와 부산지역 조경학과 교수, 나무 의사 등 전문가들이 에코델타시티 현장을 점검했는데요.
초여름이면 푸른 잎들이 무성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나무들이 꽤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만 2천 그루를 심었는데, 이 가운데 3% 가량이 고사해 교체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는데요.
오늘 동행한 전문가 중에는 실제 고사율이 10%에 달할 거란 의견도 나왔습니다.
[앵커]
이제 막 심은 나무가 왜 이렇게 고사할까요?
원인은 나왔나요?
[기자]
네, 논란이 이어지자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한국임업진흥원에 의뢰해 토양 상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많은 구간의 토양이 강알칼리성을 띄는 거로 나타났는데요.
알칼리성이 높으면 토양은 나무의 양분 흡수를 막습니다.
또 조사가 이뤄진 대부분 토양에서 유기물이나 전질소 등 영양분 함량이 부족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애초 수자원공사가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사들인 흙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터는 에코델타시티 조성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구입해온 흙을 3미터 가량 쌓아서 만든 곳인데요.
수자원공사는 "규정상 영양 상태가 어긋나는 게 없다"며 산도 외엔 토양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에코델타시티 나무 생식 문제는 이번이 처음 지적된 사항은 아니라고요?
[기자]
사실 4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2020년엔 부산시와 강서구 합동 점검에서 식재 불량 등 문제가 발생해 수자원공사에 보완 요구를 했는데요.
수자원공사에서 53억 원을 들여 나무의 규격을 키우고 비료를 투입하는 등 조치를 하기는 했습니다.
다만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비슷한 문제가 생기면서 당시 대처가 너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1년부터 이 일대 주거단지 입주가 시작됐는데, 주민들은 공원이 조성돼도 나무가 고사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요.
여기다 아파트 추가 입주도 지난 3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 공원에 나무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는 민원도 잇따를 거로 보입니다.
[앵커]
그럼 해결방법은 있는 건가요?
[기자]
방법은 있지만 시간은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배수로를 설치해서 물 순환이 되면 일단 토양의 알칼리성을 낮추는데 도움이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하지만 나무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바뀌는 데는 2~3년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영양 부족 부분은 비료 등을 통해 보충할 수 있을거로 보입니다.
오늘 현장 점검에서는 수분 부족 문제도 제기됐는데요.
나무 종류별로 대책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앞서 북항친수공원이나 부산시민공원 등에서도 이 같은 나무 고사 문제는 발생했었고, 앞으로 에코델타시티도 2단계와 3단계 지역에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원 조성 등에 사용하는 흙은 일반 도로 등에 사용하는 흙과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한국수자원공사는 비료 등을 통해 토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상태를 살피겠다는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조치가 어디까지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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