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백신중’ 디지털·AI 연계 융합 교육 ‘착착’... 창의인재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황호영 기자 2024. 6. 1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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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선도학교 지정, 수업에 온라인 플랫폼 적용
교육정보부→디지털정보부 변경 ‘전담부서’ 운용
알고리즘·프로그래밍 등 관련 다양한 캠프 진행
방과후 학교·동아리 연계… 체험 활동도 ‘풍성’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고양 ‘백신중학교’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고양 백신중학교는 1992년 문을 열었다. 이후 백신중은 소통과 나눔의 이타적 품성 함양 교육을 실천하는 인성 학교, 탁월한 미래 인재 교육을 실천하는 인재 학교, 자신을 이해하고 도전하는 자아 존중 교육을 실천하는 철학 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신중은 다른 학교들보다 앞서 인공지능(AI) 교육 선도 학교로 지정돼 관련 교육을 수행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교육청 디지털 시민 교육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백신중은 디지털 시민 역량 및 창의 역량 실천 학교로서 다양한 디지털 교육 방안을 발굴, 교육계와 지역 사회에 전파하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AI 연계 융합 교육에 매진할 방침이다. 교사는 열정과 사랑으로 가르치고 학생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양을 함양하는 학교,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등 교육 공동체가 신뢰와 화합으로 만들어가는 백신중의 디지털 시민 교육 현장을 들여다봤다.

고양 백신중학교 제공

■ 교육 체계 조기 안착에 전담 부서까지... 디지털 교육에 ‘진심’

백신중의 디지털 교육과정과 방식은 지역 안팎의 많은 학교들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백신중은 일찌감치 교과 수업에 온라인 플랫폼을 적용한 데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교육 선도 학교에 선정, 많은 성과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중이 디지털 교육에 진심인 것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학이 늦어지고 비대면 교육이 시작되자 백신중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교육 모델을 조성, 적용했다.

이를 시작으로 백신중은 2021년 정보 교과 시수를 2배로 늘리고 도교육청 AI 선도 학교 지정·운영을 통해 각종 AI 융합 교육을 실시했다. 백신중의 사례는 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로 알려졌고, 백신중은 도교육청 최우수 운영 학교 표창을 받았다.

이후 백신중은 2022년 IT 체육 교실을 운영하고 지난해 디지털 창의 역량 교육 실천 학교에 지정돼 정보 교과를 넘어 모든 교과에서 디지털 교육을 실천할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백신중은 교사들의 결단으로 2022년 학교 내 ‘교육정보부’를 ‘디지털정보부’로 변경, 오로지 디지털 교육 방안만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부서를 운용하고 있다.

다른 학교에 없는 부서 운용과 빠른 디지털 교육 체계 안착을 이룬 백신중은 올해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 함양, 디지털 윤리의식 고취는 물론이고 AI·정보 교육 운영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양 백신중학교 제공

■ 모든 과목에 걸쳐 모든 학생에게... ‘모두’를 위한 AI·정보교육

백신중의 AI·정보 교육의 모토는 ‘모두’를 위한 교육이다. 여기서 모두는 몇몇 과목, 교사만 수업에 AI를 접목하지 않고 과목별 교사 ‘모두’, 빠르게 학습하는 몇몇 학생이 아닌, 속도는 조금 느리더라도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모두’를 뜻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공동체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을 전개하는 취지다.

올해 AI·정보 교육은 교육과정 중심 디지털 시민 역량 교육, 디지털 학교 문화 조성 및 역량 강화 두 축으로 진행된다.

디지털 시민 역량 교육 운영을 위해 백신중은 학교 자율과제 연계형 수업을 진행한다. 인성 기반의 디지털 역량 신장에 효율적인 방향으로 과목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와 융합 수업 그리고 체험 활동을 개발해 운영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윤리 강화를 위한 교과와 창의적 체험 활동을 연계해 나갈 방침이다.

디지털 시민 교육 진단 도구와 메타버스 체험관도 진행될 예정이다.

백신중은 학생들의 올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시행이 확대된 디지털 시민 교육 진단 도구를 적용, 학생별 디지털 역량을 측정하고 맞춤형 교육과정을 적용한다.

메타버스 체험관은 이미 지난 3~4월 사전 검사를 진행했으며 백신중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되는 사후 검사를 거쳐 디지털 시민 교육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관 운영을 전개, AI 교육과 연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백신중은 올해 두 차례의 디지털 시민 교육 실천 주간을 운영해 학부모회, 학생자치회와 디지털 윤리 실천 캠페인을 전개, 미래 디지털·AI 인재 양성의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고양 백신중학교 제공

■ 동아리·체험 프로그램·캠프... 학교 안팎으로 AI 교육 진행

백신중은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 정보 교과 시수를 여느 학교보다 많은 68시간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전 교과에 AI 융합 교육과정을 연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재구성을 실시했다.

백신중은 올해 AI 관련 체험 프로그램으로 현대자동차와 ‘미래 모빌리티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학생들이 다양한 유형의 AI·정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과후 학교, 동아리 활동, 방학 중 캠프와 연계한 보충·심화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동아리 활동은 AI와 관련된 주제로 운영된다. 백신중은 △AI·디지털 소양 함양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1학년 동아리 ‘대소동’ △파이선, 코드업 기반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동아리 2학년 동아리 ‘엔터’ △데이터 분석부터 AI 기반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3학년 동아리 ‘컨트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백신중은 교내 학생과 인근 학교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올해 여름·겨울방학 중 SW(소프트웨어)·AI 캠프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미 백신중은 교내외 학생 모두에게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AI·정보 교과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각종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AI·정보 교육을 위해 백신중은 모든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나서고 있다. 백신중은 지난 2월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AI 교육 소양 연수를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전 학년 AI·정보 연계, 융합 교육 공통 교육과정을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백신중은 이미 구축한 IT실, 컴퓨터실에 디지털 기기를 추가로 확충하고 AI,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도서 및 교육 재료, 로봇 경기장을 구비할 계획이다.

백신중은 올해 AI·정보 교육을 실시하며 얻은 성과를 성과나눔회, 지역 내 교사 워크숍, 학교 홈페이지 게시 등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또 지구 장학 협의회 및 교과 연구회도 적극 추진하며 올해도 디지털 시민, AI·정보 교육 거점 학교 역할을 지속할 계획이다.


인터뷰 줌-in

앞서가는 교육 ‘일등공신’ 새로운 미래 가치 창출

고양 백신중학교 정웅열 교사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라는 교육 공동체의 이해, 공감이 디지털 시민 역량과 인공지능(AI) 정보 교육의 원동력입니다.”

백신중에 디지털 시민 교육, 그중에서도 인공지능(AI)·정보 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쓴 정웅열 교사(디지털정보부장)가 지목한 학교 디지털 교육의 핵심이다.

백신중은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앞서나가는 디지털 교육 선도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 2021년부터 AI 교육 선도 학교로 선정된 데 이어 2022년에는 체육 교과를 중심으로 IT 체육 교실을 지정·운영했다. 이때 백신중은 기존 스포츠 클럽실을 IT 체육 교실로 전환해 다양한 IT 기반 체육 교육을 선도적으로 운영했다.

이와 함께 AI 교육 선도학교 2년차 운영을 병행하며 더욱 다양한 AI 융합 교육을 실시, 경기도교육청 선정 인공지능 융합 교육 우수 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소속 교사 대상 설문 조사를 거쳐 학교 자율 과제를 ‘디지털·AI 연계융합 교육’으로 지정, 운영에 들어갔다. 이에 백신중은 도교육청의 디지털 창의 역량 교육 실천 학교로 선정돼 정보 교과뿐 아니라 모든 교과에서 디지털 창의 역량 교육을 실천할 기틀을 마련했다.

정 교사는 디지털 시민 역량, 창의 역량 교육을 도입한 계기에 대해 “시민 역량과 창의 역량 즉, 디지털 시민 교육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고 판단했다”며 “기초적인 디지털 소양과 윤리 의식을 갖추는 시민 역량 교육을 통해 디지털 민주 시민의 자질을 함양하고 AI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함양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사는 “이는 백신중의 교육 비전인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에 적극 부합하는 가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과로 백신중은 모든 실천 및 선도 학교 운영 과정에서 도교육감 표창을 수상했다. 백신중의 대외 공개 수업에는 도교육청과 타 학교는 물론이고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도 참관하고 있다.

정 교사는 백신중의 앞서가는 디지털 교육의 일등 공신이자 다른 학교에는 없는 백신중의 차별점으로 2022년 조직된 ‘디지털정보부’를 꼽았다.

디지털정보부는 교육연구부, 창의인성부, 융합과학부, 학년부, 학생자치부, 생활안전부, 예체능부 등 기존 부서와 협력해 디지털·AI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교사 역량 강화와 학생 교육 활동 지원을 총괄하는 부서다.

이를 통해 학부모 공개 수업, 대외 공개 수업 등으로 교사가 디지털·AI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모든 교육 활동에 스며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 교사는 “디지털정보부는 단순히 과목별 일부 수업에 디지털 교육을 접목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교육의 정보화, 즉 디지털 교육과 정보 교육 자체를 담당하는 부서”라며 “교내 모든 부서, 교원들의 동의와 의지로 만들어진 디지털 정보부는 양질의 교육 방식을 연구하고 교사들이 다양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선순환 모델을 도출하는 원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백신중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구성원의 요청에 따라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 인성을 함양하고 개인정보, 저작권 등 디지털 윤리 의식을 고취하고자 다시금 디지털 시민 역량 교육 실천 학교 운영에 나섰다.

특히 AI·정보 교육 중심 학교도 함께 운영, 정보 교과를 통해 소프트웨어(SW), AI 학습은 물론이고 다양한 학문 분야와 실생활에 AI를 융합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정 교사는 “다양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정규 동아리 및 자율 동아리, 방학 캠프 등을 통해 양질의 AI 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준비하고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까지 매우 큰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교사는 특히 학생들이 백신중에 대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 가지 중 급식에 이은 두 가지가 바로 정보 수업과 디지털 수업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사는 “미래 세대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과 기성 세대 간 세대차는 매우 크기 때문에 학부모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직접 할 수 없는 AI·정보 교육을 공공이, 학교가 도맡아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큰 만족도는 결국 교육 공동체 모두의 자부심이자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디지털 소양 쌓으며 친구들과 함께 성장

(왼쪽부터) 고양 백신중학교 송재원, 김민채 학생

“친구들과의 자율 동아리 활동으로 관심 있는 주제를 논의하고 문제 풀이 과정을 공유하다 보면 함께 성장하는 게 느껴집니다.”

백신중 3학년 김민채양은 ‘디지털 시민 교육’ 용어 자체는 생소하지만 친구들과, 선생님과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중에는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이 모여 회의나 담소, 낙서, IT 공부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다수 마련돼 있다.

김양 역시 친구들과 그곳에서 파이선 코딩을 공부하기도 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기도 하고, ‘비버챌린지’(컴퓨팅직 사고를 통한 코딩 대회)를 준비하는 등 자연스럽고도 다양하게 디지털 소양을 쌓아 나갔다.

이어 2학년 송재원군은 방학을 활용해 열린 다양한 캠프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송군은 넥슨 재단이 청소년 프로그래밍 저변 확대를 위해 일반고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딩 대회 ‘학교 친구 프로그래밍 챌린지(SFPC)’를 학교에서 준비한 경험을 꼽았다.

송군은 “친구들과 함께 조를 짜 전년도 문제를 풀어보며 토의하고, 선생님의 풀이도 함께 들으며 실력을 키워 나갔다”며 “결과를 떠나 선생님, 친구들과 협동하며 코딩을 배우는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두 학생은 음악 시간 AI를 통해 작곡, 편곡을 해보기도 하고 수업에 사용하는 크롬북(크롬 OS로 구동하는 학습용 노트북) 비밀번호 주기 변경을 진행하기도 하며, 불법 프로그램 및 링크에 접속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포스터 부착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양은 “선생님들의 도움 속에서 친구들과 계속해서 디지털 관련 새로운 문제들을 풀고 시도하며 디지털 지식과 소양을 배우고 있다”며 “친구들이 성장하는 게 보이면 나도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의지와 자극도 생긴다. 그러면서 모르는 것을 친구들과 논의하며 함께 해결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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