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마약처방·성폭행’ 의사 징역 17년…“기습 공탁에 참담”
[앵커]
'압구정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마취 상태의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의사에게 징역 17년 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신 모 씨에게 마약류를 불법 처방한 의사 염 모 씨.
수사 과정에서 여성 10여 명을 불법 촬영하고 성폭행까지 한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염모씨/롤스로이스 뺑소니 마약류 처방 의사/지난해 12월 : "(환자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 인정하셨습니까?) …."]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준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 씨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17년과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의사를 믿고 수면 마취를 받은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며 "범행이 2년 이상 지속 됐고, 수법도 대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사회에 던진 파장이 상당하다"면서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 필요하다는 검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변호사는 염 씨가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선고 이틀 전 기습 공탁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은정/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 "경제활동도 오래 했던 사람인데도 피해자 한 명당 500만 원을 공탁했다는 건 보여주기식의 공탁을 했다고밖에 생각이 안 되고요."]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성폭력 피해 등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한편 염 씨에게 마약류 처방을 받은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 신 씨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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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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