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벌벌 떨게했던 ‘이 남자’의 반전…“매파 누른 비둘기, 시장 지켰다”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6. 13.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12월 ‘두차례 인하’ 급부상
매파 우세했던 FOMC점도표
위원 7명 ‘1회 인하’ 전망에도
파월 “CPI 상승률 둔화 환영
물가 2%까지는 더 지켜봐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연준이 매파가 되자, 파월이 비둘기가 되어 균형을 찾고 시장을 지켰다.”

12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월가의 평가다. 연준이 인하 횟수를 1회로 제시했지만 파월 의장이 그 이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금리인하 기감에 찬물을 끼얹진 않은 것이다.

실제 초미의 관심이었던 연준 점도표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폭을 0.25%포인트 한 차례로 전망하자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세 차례 인하를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상승세를 타던 뉴욕증시는 점도표 발표 직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점도표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날 19명의 FOMC 위원 중 7명이 1회 인하, 8명이 2회 인하를 전망했다. 그는 “위원들이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 누구도 완전히 확고한 경로를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15명이 두 가지 경로를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9명 중 나머지 4명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인하 시기로는 9월과 12월이 꼽혔다. 이날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첫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61.5%로 유력시됐다. 다음 인하 시기는 12월로 인하 가능성이 60.4%로 집계됐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시사한 것처럼 올해 2회 인하에 베팅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화 횟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인플레에이션 전망을 상향했기 때문이다. 이날 연준은 경제전망에서 올 연말 개인소비지출(PCE)의 전년대비 상승률을 지난 3월 2.4%에서 이날 2.6%로, 근원PCE 상승률을 같은 기간 2.6%에서 2.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FOMC 위원들이 이날 내놓은 점도표와 경제전망은 5월 CPI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파월 의장은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고 위원들은 변경할 지 말 지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만일 반영되었다면 기준금리 인하 횟수나 연말 PCE 전망치 모두 바뀔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오늘과 같은 (CPI) 지표가 더 나온다면 당연히 경제전망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지표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싶고, 이런 지표가 추가로 나오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하나의 데이터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성장률, 노동시장 등 모든 데이터를 살펴보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를 위해선 인플레 2% 목표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도 유지했다. 특히 주거비, 수입품 가격, 임금 등이 잘 떨어지지 않아 물가 하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노동시장은 균형을 잡아가고 있지만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상승률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거비의 경우 월세가 낮아지더라도 임대 계약서를 체결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표상 둔화 속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스테이션 글로벌 전략 총괄은 “연준은 조건들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지만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강한 경제 덕분에 파월 의장이 고용을 해치지 않고 시스템에서 인플레이션을 뽑아내고 있다. 골디락스(물가안정 속 경제성장)가 부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는 CPI발 상승세가 장마감까지 유지됐다. S&P500지수는 0.85% 오른 5421.03에 마감해 사상 첫 5400선 돌파했고, 나스닥지수도 1.53% 상승해 1만7608.44로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금리인하 기대에 0.08%포인트 하락한 4.31%에 마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