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①] 브렌트포드 1군 승격→PL 데뷔 임박...김지수 "손흥민-황희찬 형과 코리안 더비, 필사적으로 막아아죠"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여의도)] 2004년생 김지수에게 지난 시즌은 적응기였다. 다음 시즌부터 본격 프리미어리거로서 한 시즌을 시작한다. 브렌트포드에서 한 시즌을 보내며 느낀 점을 자세히 들어봤다.
브렌트포드 1군으로 정식 승격한 김지수를 '인터풋볼'이 13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브렌트포드는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지수와 벤 윈터바텀은 브렌트포드 B팀에서 1군으로 승격했다. 2024-25시즌부터 토마스 프랭크 감독 스쿼드에 포함돼 활약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지수는 풍생고에서 성남FC 수비의 미래로 불렸다. 2004년생인 김지수는 일찍이 잠재력을 드러냈고 당시 김남일 감독이 이끌던 시즌 전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해 형들과 훈련했다. 2022시즌 성남이 센터백 줄부상일 때 출전 기회를 잡았고 외인 스트라이커를 잘 막는 등 재능을 보여 눈길을 받았다.
K리그 올스타 멤버에 들어가면서 토트넘 훗스퍼와 친선전에서 뛰었다. 연령별 대표팀 단골손님이 됐고 제2의 김민재로 불리기 시작했다. 여러 해외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고 김지수는 브렌트포드로 갔다. 브렌트포드는 전 세계 젊은 재능들을 영입해 기회를 주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동안 김지수는 B팀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고 1군 경기 명단에도 포함됐다. 데뷔는 못했지만 팀 내에서 김지수를 중요하게 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시즌 종료 후 김지수는 브렌트포드 1군으로 승격했다. 다른 팀들은 이렇게 1군 승격이 공식발표되는 경우는 없으나 브렌트포드는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고 있어 B팀 멤버들 중 특출 난 몇 명만 추려 1군 정식 승격을 발표한다.
김지수 측 관계자는 "브렌트포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독특하게 B팀을 운영한다. B팀 중요성을 높게 생각하며 내부 육성을 매우 강조하고 이를 위해 B팀에서 1군으로 승격을 하는 걸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구단 훈련장을 가면 B팀에서 1군으로 올라간 선수들이 사진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B팀 출신 선수들이 프라이드를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브렌트포드 1군 멤버가 된 김지수는 '인터풋볼'과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소회와 다음 시즌 각오를 이야기했다. 김지수 특유의 자신감이 말 한 마디마다 묻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코리안리거 역사를 보면 공격수나 미드필더, 풀백은 있었어도 센터백은 없었다. 2004년생 김지수가 첫 발을 밟을 듯 보인다.
[김지수 인터뷰 일문일답]
-시즌 종료 후 인터뷰를 많이 하는데.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니 좋게 생각한다. 바쁜 건 좋은 일이다.
-브렌트포드 1군 승격을 미리 알았나.
미리 알고 있었다. 영국에서 다 듣고 귀국을 한 상태였다. 브렌트포드에 처음 입단할 때도 1군 계약을 하고 갔다. 나이가 어리니 적응을 위해 B팀에서 뛰었는데 그러면서 언어나 문화에 적응했다.
-불안하기도 했을 텐데.
처음에 왔을 때는 당연히 그랬다. 못하면 못 올라가는 게 당연하니 주변에 전화를 자주 했던 것 같다. '나 안 되면 어떡하지'란 말을 많이 했는데 운이 좋게 잘 풀렸다. 구단이 날 믿고 1군으로 올려줬다. 감사한 일이다.
-브렌트포드는 1군과 B팀이 철학을 공유하나.
같은 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멀리 떨어진 팀은 아니다. 많이 가까운 팀이고 1군 철학을 B팀에 입히는데도 집중한다. 훈련을 거의 1군에서 하니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이야기를 하는 일이 많았다. 처음에는 내게 이렇다 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점차 조언부터 "영어가 늘었네" 등 일상적인 이야기까지 해주셨다.
-주로 어느 팀에서 훈련을 했나?
비율로 보면 1군과 B팀 훈련 비중은 8:2 혹은 9:1이다. B팀에서 훈련을 한 건 한 달도 되지 않은 것 같다. 주로 1군에 있었고 소집부터 1군에서 했다. B팀에서 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훈련을 한 날로 치면 1군이 훨씬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길을 시작으로 1군 명단에 자주 들었는데 데뷔는 못했다.
아쉬웠다. '오늘은 데뷔전을 치를 수 있겠구나'라고 혼자 생각한 경기도 팀 상황상 뛰지 못했다. 후반기 벤 미, 에단 피녹 등이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명단에 들었는데 모든 경기가 잔류가 걸린 상황이라 급박했다. 특정한 경기 없이 모든 경기에 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후반기엔 B팀 출전기록도 없고, 1군 명단에도 없었다.
재활 중이었다. 무릎에 염증이 있어서 관리를 했다. 피로 누적도 있었다.
-언급한 벤 미나 피녹을 높게 평가하던데. 수비수들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벤 미는 워낙 유명하고 피녹은 나도 잘 몰랐던 선수인데 하부리그부터 꾸준히 올라온 선수라고 들었다. 피녹을 보니 대단한 선수라고 느꼈고 마음이 갔다. 크리스토퍼 아예르도 있는데 센터백도 보지만 주로 풀백으로 나선다. 스피드가 워낙 좋다.
-한국에서 브렌트포드 선수들 중 유명한 건 이반 토니와 닐 모페(현재 FA)다. 직접 보니 어떤지.
둘 다 잘한다. 모페는 말썽꾸러기이긴 한데 동료들을 정말 잘 챙겨준다. 악동 이미지를 생각하고 봤었는데 정말 착했다. 토니는 정말 잘하는 선수다.
-브렌트포드 1군에 올라왔는데 이후 감독이나 보드진에서 연락은 없었나.
구단 차원에서 소감을 받는 게 다였고 따로 이야기를 듣진 않았다. 이미 오기 전에 프랭크 감독과 미팅을 했다. 프랭크 감독은 구단, 선수단 내에서 신뢰가 상당하다. 되게 좋으신 분이고 전술적인 능력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더 믿고 따르게 되는 이유이며 신뢰가 엄청 높다.
-영국에 또래 선수들이 많다(잉글랜드-배준호(스토크 시티), 스코틀랜드-양현준, 오현규, 권혁규(이상 셀틱)). 자주 연락을 하나.
배준호 형과 자주 본다.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고 편해서 자주 본다. 런던에서 밥 한 끼도 했고 잘하는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를 느꼈다. 한국에서 오자마자 스토크 올해의 선수가 되고 대단했다. 자부심도 느끼면서 잘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잘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도 더 잘해야지'라고 다짐을 한다.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텐데 스타일엔 확실히 적응을 했나.
당연히 처음보다는 좋아졌다. 편해졌고 달라진 게 많다. 적응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고 아직 실전은 뛰지 않았지만 이전보다는 나아지고 편해진 게 많다. 브렌트포드는 11명이 다같이 수비를 하고 계속 뛴다. 세트피스에서 강점이 있고 그 훈련을 매우 열심히 한다. 2023-24시즌엔 부상자가 많아 아쉬운 게 있었는데 그 전 시즌엔 수비나 세트피스 관련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이었다. 그만큼 철학이 확실한 팀이다. 선수들은 훈련을 매우 진지하게 하고 많이 부딪힌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면 만나고 싶은 선수가 있나.
딱히 없지만 코리안 더비가 된다. 손흥민, 황희찬 형을 막아야 하는데 혼자 상상을 많이 했다. 두 분 다 너무 좋은 공격수들이지만 팀을 위해서 어떻게든 막으려고 할 것 같다.
-지난 시즌 브렌트포드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간신히 잔류를 했다. 다음 시즌 목표 순위가 있을까.
부상 선수가 워낙 많았다. 십자인대 부상자만 5명이나 됐다. 부상만 없었다면 더 높은 순위에 있을 거라 확신한다. 더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다.
-본인 만의 강점은?
어리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영국에서 뛰면 홈그로운 자격을 받는 걸 알았고 지금 2년 남았다. 그 점을 강점으로 삼고자 빨리 이적했다. 같이 뛰어도 더 어리고 1년 동안 경험도 쌓았기에 이 부분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진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아직 데뷔를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브렌트포드에 맞는 선수가 되면 금방 데뷔를 할 거라 믿는다.
-브렌트포드에서 친해진 선수들이 있나?
다 잘해준다. 장난도 잘 친다. 수직적인 분위기가 아니고 유럽 스타일이라 한 마디씩 조언을 하면서도 장난을 친다. 적응에 많이 도움이 됐다. 선수들마다 각자의 핸드 쉐이크 인사가 있어 조금 힘들기는 했다. 이제는 다 외워서 선수를 만나면 어떻게 핸드 쉐이크를 하며 인사를 할지 다 한다. 내 고유의 핸드 쉐이크는 없는데 동료들을 맞춰준다.
선수들끼리 계속 의견을 묻고 대화를 한다. 주장이든 어떤 선수든 항상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한다. 이른바 텃세라는 게 없다.
-소개할 만한 잘하는 선수가 있을까.
요아네 위사도 최고이고 마티아스 옌센, 리코 헨리도 너무 잘한다. 헨리는 부상이 아니었으면 더 잘하는 모습을 보였을 수비수다.
-이제 1군 멤버인데 각오를 말해준다면?
빨리 시즌이 시작했으면 한다. 빨리 뛰고 싶다. 브렌트포드가 추구하는 방식에 더 어울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목표하는 경기 수나 그런 건 없다. 일단 데뷔가 목표이고 출전시간을 조금씩 늘려갈 것이다. 23일에 출국을 한다. 그 전까지 잘 쉬면서도 몸을 잘 만들어 구단에 합류할 것이다.
이후 김지수는 제2의 김민재로 불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다녀오며 생긴 국가대표에 대한 선망과 목표를 말했다.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합류하지 못한 이야기도 자세히 했다.
②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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