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나노 전쟁’…삼성, ‘GAA·턴키’로 TSMC 맹추격
‘후면전력공급 기술’ 도입 예고
TSMC·인텔 이어 로드맵 발표
삼성 GAA, 칩 성능 저하 방지
하반기 2세대 3나노 양산 돌입
파운드리·메모리·첨단 패키지
삼성, 세계 유일 ‘원스톱 제공’
“칩 개발·생산 시간 20% 단축”
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선보인다. 경쟁자인 TSMC, 인텔에 이어 삼성도 BSPDN 기술 적용을 예고하면서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은 3나노 이하 선단 공정으로 급격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대에서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과 인공지능(AI) 수요에 최적화된 세계 유일의 ‘원스톱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파운드리 1위 TSMC 아성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BSPDN 기술 도입 로드맵을 밝혔다. 2027년에 BSPDN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컴퓨팅(HPC)·AI용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BSPDN 기술은 그간 회로와 함께 웨이퍼 위에 있었던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뒷면에 배치하는 기술이다. 회로와 전류 배선층이 모두 웨이퍼 위에 있으면 회로를 위한 공간이 줄어들어 미세공정의 난도가 높아지고, 회로와 전류 배선층 사이 간섭이 생겨 불량이 생겼다. BSPDN 기술이 도입되면 이 같은 문제가 해결돼 전력 효율을 높이고 제품 크기를 줄이는 등 PPA(소비전력·성능·면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BSPDN 기술 도입에 나선 것은 AI 관련 고객사를 잡기 위함으로 보인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괴물’이라고 불리는 만큼, BSPDN 기술로 전력 효율이 향상된 반도체를 사용해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포럼에서도 삼성전자의 선단 공정 로드맵에 이목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2025년에 기존 4나노 공정에 ‘광학적 축소’를 통해 PPA 경쟁력을 높이는 ‘SF4U’ 공정을 양산하고, 1.4나노 공정 양산도 예정대로 2027년 시작한다.
파운드리 업계의 선단 공정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GAA와 턴키(일괄 수주)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사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운드리 업체 중 GAA 기술을 상용화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 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2022년부터 양산 중이고, 올해 하반기엔 업그레이드된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다. 먼저 양산을 시작해 경험이 누적된 만큼 향후 2나노 공정 등에서 GAA를 도입할 TSMC보다 안정적인 수율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세 사업 분야 간 협력을 통해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여 고객의 공급망을 단순화하는 데 기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제품의 시장 출시를 가속할 예정이다. 2027년엔 AI 솔루션에 광학 소자까지 통합해 AI 시대 맞춤형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의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고객은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사용할 경우 대비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포럼에서 향후 자사 파운드리사업부의 AI 칩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상무는 “2028년 AI 칩 관련 매출이 지난해 대비 9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고객 수는 지난해보다 올해 2배로, 2028년에 4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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