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 美빅테크와 `AI동맹` 나섰다

이재용, 2주간 미국 출장 마쳐
저커버그 자택서 긴밀한 대화
아마존·퀄컴과도 AI반도체 논의
이달 말 전략회의서 성과 공유

11일(현지시간) 이재용(왼쪽)삼성전자 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메타, 아마존, 퀄컴 등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릴레이 회동을 갖고 '인공지능(AI) 글로벌 동맹' 확장에 나섰다.

이 회장은 2주 간의 미국 출장을 마무리하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팔로알토 자택에 초대받아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시애틀에서 세계 최대 클라우드서비스 기업 아마존의 앤디 제시 CEO, 새너제이 삼성전자 오피스에선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와 만났다.

삼성전자는 13일 이 같은 이 회장의 미국 빅테크 CEO들과의 연쇄 회동 결과를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와의 회동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뤄졌다. 저커버그 CEO가 지난 2월 방한해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난 이후 4개월 만이다. 그만큼 삼성과 메타가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측은 AI분야에서 서로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타는 지난달 오픈 소스 기반의 새 AI 모델인 '라마 3'(Llama 3)를 선보였고, 삼성은 메타가 구축하는 AI생태계에 칩 파운드리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이 회장이 선언한 '2030년 세계 톱 반도체기업'으로 가는데 큰 힘이 된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는 이번 회동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산업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고 삼성은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22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직접 찾아 당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노태문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도 있다.실제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장과 앤디 재시 아마존 CEO의 회동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아마존은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아마존은 지난 3월 AI 데이터센터에 15년간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AI 기업 앤스로픽에 4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최근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든 아마존과의 협력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대규모 수요처를 확보해야 하는 이 회장으로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서는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퀄컴뿐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와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삼성전자는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열고 파운드리,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를 '원팀'으로 제공하는 AI 칩 생산 솔루션을 제시했다. 아울러 2027년까지 2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에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 'SF2Z'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출장 성과를 바탕으로 이달말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