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왜 좌완 150㎞ 파이어볼러를 그대로 포기했나… 2군 개편 본격 시작되나

김태우 기자 2024. 6. 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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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는 13일 좌완 정성곤(28)과 우완 김주온(28) 유호식(25), 그리고 포수 김건이(23)에게 방출 통보를 하며 선수단 정리에 들어갔다. ⓒ곽혜미 기자
▲ 정성곤은 팔꿈치가 너무 벌어지는 투구폼을 수정하면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회전력을 더하며 지난해 구속이 뚜렷하게 상승했으나 무슨 일인지 올 시즌 구속이 다시 뚝 떨어지며 경쟁력을 잃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1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KIA와 경기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내 소속 선수 네 명의 방출 소식을 알렸다. 구단은 13일 이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했고, 방출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좌완 정성곤(28)과 우완 김주온(28) 유호식(25), 그리고 포수 김건이(23)가 방출 통보를 받았다. 정성곤과 김주온은 등록 선수라 웨이버 공시했고, 육성선수 신분인 유호식 김건이는 웨이버 공시 절차 없이 팀을 떠난다.

단장 출신으로 이와 같은 과정을 잘 아는 이숭용 SSG 감독은 13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계속 프런트에서 체크를 했고 프런트가 이제 판단을 해서 그렇게 한 결과"라면서 "그건 아쉬워도 또 이제 새로 군 제대 선수들이 들어온다. 엔트리라는 게 정해져 있다. 프런트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좌완 정성곤이었다. SSG가 지난 2년간 굉장한 공을 들였던 선수고, 지난해 구속 상승으로 스포트라이트까지 받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플로리다 1차 캠프 명단에도 있었던 선수다.

인창고를 졸업하고 2015년 kt의 2차 2라운드(전체 14순위) 지명을 받은 정성곤은 어린 시절부터 잠재력이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었고, 여기에 스태미너도 있었다. 선발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실제 kt도 정성곤을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하며 그 잠재력을 테스트했다. 2015년 곧바로 1군에 데뷔했고, 2018년까지 매년 1군에서 20경기 이상에 나서며 실험을 거쳤다.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2017년에는 107⅔이닝을 던질 정도였다. 하지만 정성곤은 끝내 kt의 기대에 못 미치며 고민을 남겼다. 그때 전기가 찾아왔다. 2022년 SSG와 kt의 트레이드였다. 당시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하다는 고민이 있었던 SSG는 사이드암 이채호를 kt에 내주고 정성곤을 영입했다.

정성곤은 구속 및 구위 저하로 고전하던 상태였지만, SSG는 정성곤의 2군 경기를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구위가 회복되는 조짐이 있었고 또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2022년 당장의 활용도는 떨어졌지만 SSG는 2023년 시즌 중 팀의 바이오메커닉스 프로그램에 정성곤을 입소시켰다. 한 달이 넘는 조정 과정에서 에너지가 어떤 부분에서 손실이 되는지 정밀하게 체크했고, 그에 맞게 투구 메커니즘에 손을 대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 역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주온도 구단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선수지만 기량 발전이 더디다는 판단 하에 결국 포기했다. ⓒSSG랜더스
▲ 지난해 타격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퓨처스팀에서 가장 발전한 선수로 뽑힌 김건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제4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공교롭게도 이지영(FA), 박대온 신범수(이상 2차 드래프트)라는 포수들이 영입됨에 따라 자리를 잃었다. ⓒSSG랜더스

실제 정성곤은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1군 콜업 후에도 150㎞의 공을 던지며 이 구속 향상이 잘못 측정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여전히 제구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구속이 나아진 만큼 제구도 서서히 잡아가면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여겼다. 기대가 큰 선수였고, 그 결과 플로리다 캠프에도 합류했다. 고효준 이후의 좌완을 반드시 확보해야 했던 SSG였다.

그런데 플로리다 캠프 때부터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몸이 덜 만들어진 상황이라고 해도 130㎞대의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최고 구속이 좀처럼 140㎞를 넘지 못했다. 결국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2군에 내려갔다. 조정을 거치면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2군에서도 올 시즌 자기 구속을 찾지 못했다. 150㎞에 이르던 구속이 10㎞ 이상 폭락했다.

결국 SSG는 결단을 내렸다. 정성곤의 방출을 결정했다. 정성곤은 2022년 SSG에서 1군 2경기 평균자책점 10.13, 그리고 지난해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38의 씁쓸한 성적을 남긴 채 SSG를 떠나게 됐다. SSG는 추후 더 젊은 투수들에게 자리를 준다는 계획이다. 2군의 어린 좌완 투수들이 정성곤의 출전 시간을 나눠 가질 전망이다.

역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주온도 구단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선수지만 기량 발전이 더디다는 판단 하에 결국 포기했다. 시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2군 캠프에서도 2~3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꾸준히 테스트를 거쳐 나름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대를 모았던 150㎞ 포심보다는 140㎞대 중반의 투심패스트볼로 패턴을 바꿨고, 기존에 던졌던 슬라이더 외에 커브까지 장착하며 레퍼토리도 늘렸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은 좋았다. 10경기에서 35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78로 선전했다. 그 결과 2군에서의 추천을 받아 1군에서의 테스트도 거쳤다. 하지만 5월 3일 NC전에서 3⅔이닝 5실점, 5월 19일 키움전에서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해 그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주온의 경우는 매년 1군과 2군을 오가며 테스트를 거치던 선수였다. 2군에서는 좋은 성적이었지만, 그것이 1군으로 이어지지 못해 구단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제는 만 28세로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고, 결국 방출 명단에 들어가 SSG와 인연을 정리하게 됐다.

유호식도 꽤 상위 라운더에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장이 더뎠다. 지난해 타격에서 좋은 활약을 한 김건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제4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공교롭게도 이지영(FA), 박대온 신범수(이상 2차 드래프트)라는 포수들이 영입됨에 따라 자리를 잃었다. 포지션 전향도 고려했지만 SSG는 방출을 선택했다.

SSG는 1군에서의 기회에도 불구하고 그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던 20대 후반의 두 선수(정성곤 김주온), 성장이 더뎠던 선수(유호식), 그리고 포지션이 중복되는 선수(김건이)를 방출하며 올 시즌 뒤에도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선수단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 SSG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퓨처스팀을 대거 정리하며 개편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몇몇 선수들을 더 지켜보기로 하면서 예상보다 변화의 폭이 적었다. 올 시즌까지 선수들의 기량과 잠재력을 판단한 뒤, 더 과감한 선수단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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