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미적분 문제 뺨치는 성심당 임대료 논란…뾰족수 찾을까

이호진 2024. 6. 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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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A/S입니다.

이번에는 대전의 명물 제과점 '성심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성심당 대전역점이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그러면서 운영 주체인 코레일유통과의 수수료 계약 관계 등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글로컬뉴스부 이호진 기자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금 나가계신 곳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성심당 대전역점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평일 오후 시간인데요.

사람이 많아 보이네요?

성심당이라는 제과점이 도대체 어떤 곳이고, 왜 대전의 명물을 넘어 전국에서 1등 빵집이 된 건가요?

[기자]

우선 그전에 제가 뉴스룸으로 빵을 KTX 특송으로 보냈는데, 혹시 앵커께서도 받아보셨나요?

[앵커]

네, 지금 스튜디오에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 빵이 뭐죠?

[기자]

네, 그 빵이 68년 된 대전 동네 빵집, 성심당을 전국에서 가장 핫한 제과점으로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튀김소보로'입니다.

지금 이곳에서도 계속해서 구워지고 있어서 먹음직스러운 빵냄새가 진동을 하는데요.

지난 3월이었죠.

미국 프로야구 서울 개막식 당시 대전 연고지의 한화이글스 소속 류현진 선수가 전 스승인 LA다저스 로버츠 감독에서 선물하면서 전 세계로도 알려져 소위 '월클', 세계적 명물이 된 그런 빵입니다.

맛은 어떠셨나요?

[앵커]

맛있었습니다.

[기자]

빵이 나오자마자 드셨다면 더 맛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그 튀김소보로 말고도 성심당을 대표하는 빵 종류는 많습니다.

판타롱부추빵과 명란바게트 그리고 최근에는 케이크인 딸기시루와 망고시루까지, 시그니처한 빵들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날씨가 더워지면 찾게 되는 빙수 종류도 성심당의 시그니처 상품입니다.

제가 오늘 점심때 취재도 할 겸 먹어봤는데, 6,000원의 가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맛과 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은 전국체인을 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대전에도 지점이 많지 않고 본점을 포함해 딱 4개 지점만 운영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전국에서 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장 맛있는 성심당빵을 맛보기 위해 대전을 찾고, 성심당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 빵이 맛도 있는데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감도 높아졌습니다.

그런 점들이 바로 인지도와 인기로 직결됐습니다.

종합하면 대전 외에선 맛볼 수 없는 희소성, 그리고 그 희소성을 뒷받침하는 맛과 가격경쟁력 등이 성심당의 가치를 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월클이 된 성심당, 어떤 문제로 최근에 이렇게 여기저기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제가 있는 이곳 대전역점 때문인데요.

대전역 2층 맞이방에 위치한 100평이 채 되지 않는 이곳은 성심당 소유의 것이 아니라 성심당이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올 10월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보니 성심당이 대전의 상징과도 같은 대전역에 계속 있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습니다.

[앵커]

단순히 계약을 연장하면 될 일인데, 그게 쉽지 않은가 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게 결국에는 돈 문제가 걸려있는 셈인데요.

이 매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액제의 월세 계약이 아닌 수수료율에 따른 계약으로 임대료를 지급하는 매장입니다.

임대를 받은 업체가 코레일유통 측에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는 방식인데요.

이런 방식은 대다수의 백화점에서 매장 계약을 할 때 사용하는 방식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성심당만 그렇게 수수료율로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역사 내 매장들이 그런 계약 관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결국에는 그 수수료율을 놓고, 성심당과 코레일유통 간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란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수수료율이라는 게 결국에는 정률, 그러니까 일정 비율로 책정되는 것이다 보니 매출이 오르면 수수료도 더 내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률제를 적용하면 지금 성심당에서 내고 있는, 그러니까 2016년부터 지금까지 내왔던 비율의 3배 이상 올라가면서 성심당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코레일유통 측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근데, 또 그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코레일유통은 전국의 모든 역사 내 매장을 관리·운영하는데, 그 매장들도 대부분 17~49%의 비율로 수수료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성심당도 최저 비율인 17%를 적용했다고 알려졌고요.

[앵커]

그러면 성심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봐야할까요?

[기자]

놀랍게도 제가 취재한 바로는 또 그것도 아닙니다.

이 문제가 다소 복잡한데, 2016년, 성심당이 처음으로 대전역에 입점했을 당시에는 운영 주체가 코레일유통이 아닌 모회사인 코레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지역향토업체, 그리고 성심당이라는 상징성과 대전역이라는 지리학적 가치 등을 고려해 계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그때는 코레일이 성심당을 모셔 오듯 유치를 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게 성립된 계약은 월 임대료가 2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연장계약을 하려고 보니, 운영 주체도 바뀌었고, 수수료 기준도 달라진 겁니다.

그래서 매출의 5% 수준이었던 월세를 갑자기 '최소치를 기준으로도' 17%로 올려 받겠다고 하니 성심당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죠.

[앵커]

그러면 결국에는 성심당이 수수료율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대전역점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이미 5차례 연속 유찰되긴 했지만, 아직 이 매장에 대한 운영자모집공고가 진행되고 있고, 적합한 응찰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10월까지 성심당의 계약은 남아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이후의 일은 예측이나 장담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양쪽 모두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성심당 입장을 놓고 보면 대전역이라는 상징성은 물론 전국에서 기차가 가장 많이 지나는 역인데, 이곳에서의 매출을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또 앵커께서 지금 성심당 빵을 맛볼 수 있는 것도 빵을 기차에 태워 서울로 보냈기 때문이잖아요?

또 제가 이곳 대전역점 손님들을 몇몇 만나봤는데, 놀랍게도 성심당 빵을 사기 위해 기차를 이용해 대전역에 내렸다가 빵만 사서 그대로 돌아가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만큼 성심당 입장에서도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면 코레일유통은 포기하기 쉬운가, 그것도 아닙니다.

성심당은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습니다.

지난해 성심당 영업이익이 대기업 제과점들을 넘어섰습니다.

그 얘기인즉슨 현재까지는 업종이 종합제과로 고정돼 있는 이곳에 전국 어떤 제과점이 들어와도 성심당만큼 수수료를 내지 못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그래도 혹시나 다른 업체에서 응찰을 해서 낙찰을 받을 경우 어떻게 되나요?

[기자]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데요.

시청자들께서는 매출 대비 비율로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라면 매출이 적은 업체도 최소 17%의 수수료율을 부담할 의향만 있으면 입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비율이 오히려 함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레일유통은 비율을 매출 대비로 정해 놓았지만, 입찰할 수 있는 자격 요건에 일정 부분 매출을 가정해야 입찰을 할 수 있게끔 장치해 두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한 예로 월 매출 26억원을 올리는 업체를 마다하고, 월 매출 1억원의 업체를 받기는 경제논리 상 어렵다는거죠.

이게 재미있는 게, 그래서 입찰공고를 통해 유찰되면 보통 입찰 기준금액이 떨어지잖아요?

이 곳 역시 연속된 유찰로 입찰기준 금액이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수수료율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매출 기준을 낮췄습니다.

그러니까 절대금액으로 보면 26억원 매출을 기준으로 17%인 4억4,000여 만원 이었던 임대료가 3억900여 만원으로 떨어졌는데, 그건 수수료율을 낮춘 게 아니라 예상매출액을 18억원 정도로 낮춰 산정한 수치인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성심당과 코레일유통, 누구 하나가 양보를 하거나 서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쉽게 양보할 수도 없고, 협상을 하기에도 공기업 성격의 코레일유통이 사기업인 성심당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지금 이 문제가 불거지긴 했으나 아직까지 시간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성심당의 원래 계약은 올 4월까지였는데, 그 사이 응찰자가 없어 6개월간 임시로 연장계약을 한 것입니다.

또 올 10월까지인 이 임시계약이 끝나도, 코레일유통 규정상 다시 6개월 정도는 임시계약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새로운 주인이 나타난다면 성심당은 방을 빼야 하는 상황인 거죠.

이런 상황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코레일유통도 성심당도 대책을 마련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레일유통 측은 특정업체에 특혜로 보여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고, 성심당도 대전역점 계약을 유지하는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고요?

[기자]

정치권 전체로 보긴 어렵고, 얼마 전에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이곳에 찾아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격'이라고 논한 적이 있고요.

대전시가 나서긴 했습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 문제에 답을 찾지 못한다면 향토기업이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인 성심당에 대전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긴 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과 코레일유통 모두 정치적인 해석이 들어가는 것은 꺼려하는 분위기입니다.

각자의 역학관계가 있는 데다, 여론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앵커]

이 기자, 취재를 한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해결되는 게 좋아보입니까?

[기자]

저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저도 대전 사람으로서 타지분들에게 가장 선물하기 좋은 게 여기 성심당 빵이고, 성심당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또 소위 '노잼도시 대전'을 이른바 '성심당광역시'로, 또 대전역을 '성심당역'으로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코레일유통이 역사 내 매장의 모든 세입자들을 뒤로 하고 성심당에만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정치권의 도움을 받든, 대전시의 도움을 받든, 코레일유통과 성심당이 합의점을 찾고, 코레일유통도 손해를 보지 않고, 향토기업과 지역대표업체도 살리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이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이호진 기자(jinlee@yna.co.kr)

[현장연결 : 임재균]

#성심당 #대전역 #코레일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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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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