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vs 시거, ‘홈런 공방전’ 승자는 ‘결승 스리런포’ 시거···친정팀 다저스에 일격, 텍사스는 전날 2-15 대패 설욕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정상급 선수로 우뚝섰던 선수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에 치명타를 안겼다.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가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다저스를 울렸다.
시거는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1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을 올리며 텍사스의 3-2 승리를 이끌고 전날 2-15 대패를 설욕했다.
시거에게 다저스는 특별한 팀이다. 2012년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시거는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1년까지 활약했다. 다저스에서 7시즌을 보내며 통산 타율 0.297, 출루율 0.367, 장타율 0.504에 104홈런 36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때는 타율 0.400, 장타율 0.700, 2홈런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1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시거는 결국 텍사스와 10년 3억2500만 달러(약 4465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시거는 지난해에도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0.286, 장타율 0.762, 3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자신은 또 다시 월드시리즈 MVP에 올랐다.
시거가 다저스를 상대로 경기하는 것은 지난해 7월21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였다. 하지만 당시는 텍사스 홈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것으로, 시거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거는 1회초 무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이어 3회초 2사 후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잠잠하던 시거의 방망이는 0-1로 끌려가던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시거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한복판으로 몰린 95.9마일(약 154.3㎞)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시거의 시즌 14호 홈런이었다. 시거는 7회초 1사 후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는 다저스의 불펜 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시거는 이날 역시 2번·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와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오타니 역시 1회말 첫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7호 솔로홈런을 터뜨려 팀에 리드를 안겼지만, 시거의 한 방으로 텍사스가 승리하면서 빛을 잃었다. 이날 오타니는 홈런 이후 세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 중견수 플라이, 삼진에 그쳐 4타수1안타(1홈런) 1타점에 그쳤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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