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폭언' 조합장, 항소심서 선처 호소… 검찰 "구형 낮췄는데도 항소, 심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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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들에게 손발은 물론 신발, 술병 등을 이용해 폭행한 혐의(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전북 한 축협 조합장 A(6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피고인과 검찰의 입장이 극명히 엇갈렸다.
A씨는 13일 전주지법 제3-3형사부(부장판사 정세진)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피해자분들이 잠은 잘 자는지, 식사는 하는지, 마음의 상처는 아물고 있는지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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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3일 전주지법 제3-3형사부(부장판사 정세진)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피해자분들이 잠은 잘 자는지, 식사는 하는지, 마음의 상처는 아물고 있는지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리 준비한 쪽지를 손에 든 채 “피해를 본 직원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제가 이기지도 못할 술을 마시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어 “차가운 어두움을 지나 밝은 미래로 갈 수 있도록 앞으로 평생 헌신하며 살겠다”며 눈물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의 자백 등 사정을 감안해 형량을 다소 낮춰 구형했는데도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며 원심 때 구형한 대로 징역 2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판 검사는 작심한 듯 “제가 이 사건에 대해서는 논고를 준비했다”며 공소사실을 강조했다.
검사는 “이 사건은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할 정도의 갑질”이라며 “피고인이 단순히 폭력을 행사한 게 아니라 자신의 지시를 받는 피해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동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또 “동종 범죄는 아니지만, 피고인은 과거에도 무고를 교사해 처벌받은 적이 있는데, 이는 평소 자기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자백한 사정을 살펴 구형을 낮췄는데도 피고인이 선고 형량이 높다고 항소해 심히 유감”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여 동안 축협이 운영하는 식당과 장례식장 등에서 직원들에게 “당장 사표를 쓰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소나 잘 키우라”고 말하며 손발과 신발, 술병 등으로 직원들을 4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지시 사항을 잘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술에 취하면 이런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속된 괴롭힘에 시달린 직원들이 고소하자 피해자와 가족에게 일방적으로 81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 합의를 종용하고, 이들의 주거지와 입원한 병원 등 앞에 5차례 찾아간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거듭된 폭행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7월 11일 열린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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