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용인클러스터, 日TSMC 55배 규모… 美실리콘밸리 넘어선다

김춘성 2024. 6.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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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생태계 도시로… 정부·정치권 전폭 지지 필요"
삼성전자,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에 360조 들여 반도체 팹 6기
SK하이니스, 원삼면에 인천공항터미널 2배 규모 팹 구축까지
세메스 등 200여개 소·부·장·설계기업 입주로 중심도시 '우뚝'
경강선 연장 5차철도망 계획반영 기대… 2026년 반도체고 개교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공사 현장/사진제공=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세계 제일 반도체 중심도시 청사진을 설명했다./사진제공=용인특례시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이동 남사읍 일대/사진제공=용인특례시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 6기를 건설하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가 122조 원을 투자해 팹 4기를 세우는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완성되면 용인은 단일도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를 가진 도시로 우뚝 설 것입니다."

미다스의 손을 가진 맥가이버 시장으로 불리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13일 용인시가 대한민국 반도체 중심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취임 2년 동안 이상일 시장이 이룬 성과를 한두 마디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그가 짧은 시간에 이룬 굵직한 성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용인시가 세계적 반도체 중심도시로 비상하는 초석을 다짐은 물론 무려 45년 동안 난제로 묶여온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등이 그가 손을 대면 풀렸다. 이 같은 이 시장의 노력을 바탕으로 용인시는 그야말로 역동적 웅비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용인에 건설하는 반도체 팹들은 기존의 팹들과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올해 초 TSMC의 일본 구마모토 1공장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부지 면적이 21만㎡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의 부지 면적은 728만㎡로 그 34.7배나 되며,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면적은 415.6만㎡로 TSMC 구마모토 1공장의 19.8배나 된다.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내년에 착공 예정인 SK하이닉스의 1차분 건축 연면적은 인천공항 1·2터미널 연면적 합계의 2배가 넘으며, 팹(Fab) 1동이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5동을 합한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 거대한 반도체 생산라인들을 중심으로 200여 협력업체가 들어오고,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이나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주변으로 굴지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 팹리스 기업들이 모여들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반도체 생태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도시이자 기업도시로서 용인의 위상이 그려진다.

이 시장은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중심도시로 들어오는 기업들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첨단 IT 인재를 양성할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철도 경강선 연장에 대해 "경기광주역에서 분기해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거쳐 남사읍까지 연결하는 대안으로 적격성 조사를 한 결과 비용대비편익이 0.92로 비교적 양호하게 나왔다. 대통령께서 지난 3월 25일 민생토론회에서 적극 추진할 것을 약속한 만큼 내년에 수립될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앞서 용인시는 용인을 중심으로 남서쪽으로는 수원·화성, 북동쪽으로는 성남을 거쳐 서울 강남을 잇는 경기 남부 광역철도 대안노선을 수원·성남·화성시와 함께 마련했고, 인덕원~동탄선 광역철도를 건설하는 등 철도노선 확충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이 시장은 도로망 확충과 관련해 "국도 45호선의 처인구 남동~이동읍 구간 8차로 확장을 비롯해 국지도 82호선 남사~이동읍 구간 확장, 국지도 82호선 대체도로 신설, 지방도 321호선 남사읍 봉명~아곡 구간 확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공약이기도 한 "'반도체 고속도로'는 국토부가 민자로 건설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해 적격성 조사를 진행 중인데, 내달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반도체 인재 양성과 관련해 이 시장은 "현장 전문인력을 양성할 반도체고등학교는 지난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2026년 개교할 예정이며, UNIST 등 각 대학교와 협업해 전문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41년 전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가 시작된 용인은 이제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최고 먹거리산업인 반도체의 초격차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지금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죽능리 일대는 산을 깎아내고 논밭을 메우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기반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더하여 이동·남사읍 일대 728만㎡(약 220만 평)에 삼성전자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다면, 그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일까.

트럼프와 바이든 두 미국 대통령까지 놀라게 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부지 면적은 289만㎡(약 87만평). 그런데 이동·남사읍에 조성될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면적은 평택캠퍼스 면적의 2.52배다. 또 SK하이닉스가 원삼면에 조성 중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의 부지 면적은 415만㎡(약 126만평)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면적의 1.44배나 된다.

올해 초 초단기 공장 완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TSMC의 일본 구마모토 1공장과 비교하면 좀 더 분명하게 실체가 잡히는데,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면적은 TSMC 구마모토 1공장 부지(21만 ㎡)의 35.6배.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TSMC 구마모토 1공장 부지의 19.8배나 되는 넓이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 프로젝트가 용인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기흥캠퍼스가 있는 기흥구 농서동엔 122만㎡(약 37만평) 규모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가 별도로 조성된다.

◇ 팹(Fab) 한 동이 롯데월드타워 다섯 동 규모

SK하이닉스가 내년 3월 착공할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1차분 건축물은 1기 팹(Fab)과 생산지원시설, 사무실, 상생협력센터, 기숙사 등을 합해 전체 연면적이 367만㎡나 된다. 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을 합한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곳에 들어설 팹(Fab) 1동 규모만도 어마어마하다. 1기 팹 건축물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보고 놀랐다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1공장(길이 520m · 폭 200m 규모)조차 압도할 정도인데 폭은 비슷하나 길이는 660m 이상으로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생산라인을 층층이 쌓아 올리므로 높이는 30~40층 건물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팹(Fab) 한 동의 연면적이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다섯 동 정도(4.87배)를 합쳐야 할 정도인데, 이곳엔 이런 규모의 팹 4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핵심 기지로 계획한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부지 면적을 기준으로 추정할 때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규모의 건축물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팹(Fab) 6기가 들어설 이곳 국가산단 조성은 LH가 시행을 맡아 지난 3월 국토부에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고, 현재 환경영향평가와 기후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산단계획이 승인되면 곧바로 토지보상과 조성에 들어간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 반도체 현안점검회의에서 2026년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 보상 등의 절차도 2배 이상 속도를 내 시간을 단축하라고 강조한 만큼 진행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 산단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이끌 대한민국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핵심 시설이다. 이들 산단을 중심으로 화성이나 평택, 이천 등의 기존 메모리 팹과 소·부·장, 설계, 패키징 등 반도체 기업들, 관련 연구기관 등을 하나의 거대 클러스터로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를 완성하려는 게 정부의 의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 용인으로 속속 집결

반도체 기업들이 용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에는 50개,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는 150개 등 200여 소·부·장, 설계기업이 입주해 협업하게 된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에는 분양 대상 토지 37필지가 계획됐는데, 이 가운데 31필지에 이미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 솔브레인 등 굴지의 소·부·장 기업 29사가 입주하겠다며 용인시와 협약을 마친 상태다.

용인이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두 산단 인근 지역에도 반도체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기흥 미래첨단산업단지에는 한국의 대표적 반도체 장비업체인 ㈜세메스가 자리를 잡고 있고, 세계적 반도체 장비회사인 램리서치가 오는 7월 한국 본사를 R&D센터가 있는 기흥구 지곡동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로 꼽히는 도쿄일렉트론(TEL)의 한국 법인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지척인 원삼일반산업단지에 R&D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R&D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 1월 이곳 산업시설용지 4블록 2만7032㎡(약 8177평)를 매입했으며 산업단지계획이 변경되면 연구동과 팹(Fab)을 설치할 계획이다.

원삼일반산단 전체 면적은 10만8919㎡인데 이곳엔 이미 반도체 장비업체인 에스티아이와 반도체 소자 업체인 나녹스 등이 입주해 있다.

국내 굴지의 반도체 검사장비업체인 ㈜고영테크놀로지는 본사와 R&D센터 통합 차원에서 올해 하반기 서울 본사와 지주회사를 수지구 상현동 고영테크놀로지R&D센터로 이전할 예정이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EUV 블랭크 마스크와 펠리클 업체인 에스앤에스텍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인근 용인테크노밸리 일반산단에 오는 7월께 신규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애플티는 처인구 모현읍 2632㎡ 부지에 연면적 1710㎡ 규모 신축공장을 오는 8월 준공한다. 지난해 193억원 매출을 올린 ㈜애플티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에 반도체 핵심장비인 포트레지스트 도포용 트랙(track) 장비를 설치·운영키로 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이밖에 처인구 남사읍에 반도체 장비 유통 전문업체인 서플러스글로벌이 자리 잡고 있고 클린룸 전문업체인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을 운영하는 등 용인은 이미 반도체 생산과 관련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들어서고 있다.

용인이 반도체 중심도시로 급부상하면서 ICT나 힉스 등 도시첨단산단과 용인테크노밸리 등 일반산업단지에 중소기업, 창업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용인시 각 산단에 입주한 중소기업, 창업기업은 426사나 된다.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가 시작된 용인특례시는 이제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모여드는 반도체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능가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도시로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도시로 우뚝 선 것이다.

용인=김춘성기자 kcs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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