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가 최후의 형체 "10년을 매듭짓는 완벽한 피날레"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오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항상 갓겜일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10년, 20년씩 서비스를 하다 보면 소위 '병크'를 터트리기도 하고 불사조처럼 되살아나기도한다.
번지 '데스티니 가디언즈' 역시 마찬가지다. 용량 문제로 붉은 전쟁, 오시리시의 저주, 전쟁 지능 등 초기 확장팩을 금고행에 처해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게 만든다거나 지난 확장팩인 '빛의 추락'처럼 평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포세이큰이나 마녀 여왕처럼 평가가 좋았던 확장팩도 있으나 가장 최근 행보가 그 게임의 이미지를 만들기 마련이다.
빛의 추락이 말 그대로 추락했기 때문에 개발사인 번지나 팬 입장에서 신규 확장팩 '최후의 형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평가 반등뿐만 아니라 10년간 이어져온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는 기념비적인 확장팩이기 때문이다.
최후의 형체 출시 후 곧바로 플레이를 시작해 약 일주일간 즐긴 기자의 소감은 "지금까지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플레이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완벽한 피날레"다. 지금까지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플레이해준 유저들을 위해 아낌없이 준비한 것이 느껴졌다.
장르 : 루트 슈터
출시일 : 2024년 6월 5일
개발사 : 번지
플랫폼 : PC, PS4/5, Xbox
■ 친숙한 인물들이 펼치는 매끄러운 스토리
최후의 형체는 시리즈의 주요 스토리 라인인 빛과 어둠의 전쟁 최종장을 그린다. 이전 확장팩 '빛의 추락'에서 여행자의 내부로 들어간 목격자를 뒤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솔직히 확장팩을 플레이하기 전까지 기자의 심정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비록 이전 확장팩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무려 8번째 확장팩이자 10년간 이어져온 대서사시가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바람이 있었다.
최후의 형체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갓장팩'이다. 최근 몇 년간 플레이한 게임 중 가장 완벽한 엔딩이었으며, 팬들을 실망스럽게 했던 지난 확장팩을 잊게 만드는 보상이다. 스토리 전개, 배경 음악, 연출, 컷신, 미션 등 캠페인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훌륭했다.
최후의 형체 스토리는 팬들에게 친숙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령관 자발라와 아이코라, 울드렌 소프 그리고, 케이드-6까지 세계관 내 최고의 화력팀이 뭉쳐 목격자를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헌터 선봉대장이자 만인의 친구인 케이드-6의 이야기를 미션 내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낸 점이 가장 훌륭했다. 스토리 상 케이드-6와 울드렌 소프는 껄끄러운 관계다. 과거 확장팩 '포세이큰'에서 울드렌 소프가 케이드-6를 살해했기 때문이다.
확장팩에서는 되살아나 수호자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울드렌 소프와 부활한 케이드-6가 한 팀을 이뤄 이야기가 진행된다. 항상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케이드-6와 수호자가 된 울드렌 소프의 이야기를 미션 콘셉트에 맞게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프리즘 하위 직업을 얻기 위한 여정, 목격자의 유혹에 빠진 자발라 등 최후의 형체의 핵심 요소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해 몰입감을 올렸다.
■ 어벤져스 엔드게임 못지 않은 피날레
스토리를 마무리 짓는 최종 미션 '척결'은 팀 Parabellum이 구원의 경계 레이드를 세계 최초로 클리어하면서 모든 플레이어에게 오픈됐다. 척결은 12명의 플레이어가 팀을 이루는 전례 없는 거대한 스케일로 진행된다.
목격자와 최후의 결전을 펼치는 최종 미션답게 연출과 스케일은 그간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보여줬던 미션 중 가장 웅장하다.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컷신은 유명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어셈블' 장면을 연상시켰다.
기갑단과 몰락자, 군체, 각성자, 인류, 수호자 등 그동안 수없이 대립했던 각 세력들이 한대 모여 어둠의 군대와 목격자에 대항해 전투를 펼친다. 끝내 목격자를 물리치고 미션을 클리어하면 마지막 컷신이 재생된다.
해당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직접 플레이해 보고 감동과 여운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그동안 꾸준히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플레이했던 유저라면 눈물이 살짝 맺힐지도 모른다.
■ 핵심은 신규 하위 직업 '프리즘'
최후의 형체에서 추가된 핵심 시스템은 바로 하위 직업 '프리즘'이다. 태양, 공허, 전기, 시공, 초월 등의 하위 직업을 서로 뒤섞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빛과 어둠 속성 피해를 입혀 게이지를 채우면 '통달' 상태에 돌입 가능하다.
통달 상태에 진입하면 직업별 고유 수류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능력 재생 속도와 무기 피해량, 피해 저항 등이 증가한다. 프리즘 보호막을 두른 채 등장하는 적들은 통달 상태에 진입해야만 피해를 줄 수 있기에 통달이 매우 중요하다.
프리즘의 등장으로 빌드 다양성이 한층 강화됐다. 신규 확장팩의 등장과 여러 패치로 묻혔던 과거의 빌드도 활용 가능해졌으며, 신규 경이 아이템을 이용한 신규 빌드도 연구되고 있다.
다만, 프리즘 보호막을 두른 적이 등장하는 콘텐츠에서는 프리즘이 강제된다는 단점도 있다. 다른 빌드를 사용하는 유저는 강제로 프리즘을 선택하거나 특정 위치에 생성되는 '프리즘 샘'을 이용해 통달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프리즘 샘 등장 위치가 고정이고 그 수도 많지 않아서 전설 난이도 캠페인이나 고난도 콘텐츠에서는 프리즘 샘까지 이동하기가 고역이다. 프리즘 샘까지 이동하더라도 게이지가 가득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스치면 사망하는 고난도 콘텐츠에서는 프리즘이 강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끝나지 않은 수호자의 여정
앞서 언급했듯이 데스니티 가디언즈가 항상 갓겜이었던 것은 아니다. 대체 불가능한 게임성으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확장팩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평가가 달라졌다. 다만 마무리만큼은 여태 즐긴 게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완벽했다.
출시 초기 서버 불안 현상 때문에 평가가 급격히 떨어지기는 했으나 6월 13일 기준 스팀 평가 등급은 '매우 긍정적'이다. 4291개 평가 중 80%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메타크리틱은 PS5 기준 93점이며, 유저 평가는 7.8점이다.
게임 전문 매체와 유저 평가가 보여주듯이 신규 확장팩 최후의 형체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확장팩 중 가장 훌륭한 스토리 전개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동안 뿌려진 떡밥을 회수하고 최후의 결전을 앞둔 주요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을 제대로 전달했다.
빛과 어둠의 이야기는 이로써 끝이 났다. 이후에는 목격자 처치 후 그 여파로 생겨난 문제들을 해결하는 10년 차 에피소드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는 11년 차 에피소드인 '코드네임 프런티어'가 수호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코드네임 프런티어가 신규 확장팩일지, 새로운 스토리 라인이 담긴 후속작일지는 아직 공개된 바가 없다. 확실한 건 수호자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데스티니 가디언즈 신규 확장팩 '최후의 형체'를 꼭 한 번 플레이해 보길 강추한다.
1. 엔딩은 걸맞은 스토리 전개
2. 하위 직업 '프리즘'으로 확장된 빌드
3. 엔딩 이후 이어질 추가 에피소드
1. 서버 불안정 현상
2. 특정 콘텐츠에서 강제되는 하위 직업'프리즘'
3. 미션 진행이 불가능한 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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