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대신 고객서비스 내세운 삼성…‘1나노 깜짝 발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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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포럼에서 '고객 서비스'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내놨다.
13일 삼성전자 발표를 보면,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 혁명'을 주제로 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는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고객과 파트너사가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대신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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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포럼에서 ‘고객 서비스’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내놨다. ‘초격차’로 대변되는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던 과거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기술로 정면 승부하기보다는, 종합반도체기업 고유의 강점을 활용해 고객 친화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엔비디아-티에스엠시-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3각 공조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삼성전자 발표를 보면,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 혁명’을 주제로 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는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고객과 파트너사가 참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초미세 경쟁에서 한 박자 쉬어갔다는 점이다. 삼성은 올해 포럼에서 “(기존에 발표한 대로) 2027년 1.4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목표한 성능과 수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는 데 그쳤다. 지난 4월 티에스엠시가 1㎚대 공정의 도입 시기를 2027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겼음에도 맞수를 두지 않고 물러선 셈이다. 업계 최초로 1㎚대 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2㎚ 로드맵을 구체화하며 ‘티에스엠시 추격’에 힘을 줬던 삼성의 과거 포럼과는 온도 차가 크다.
미세 공정과 관련해서는 세부적인 변화만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 공정(SF2Z)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후면전력공급은 전류 배선층을 회로가 그려진 웨이퍼 전면이 아닌 후면에 배치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신호 전달과 전력 공급 간의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 소비전력과 성능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앞서 티에스엠시는 이 기술을 2026년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대신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첨단 패키징을 모두 하는 기업으로서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는 취지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가져와 처리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간의 융합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팹리스 기업이 각각 다른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 업체를 이용할 때 칩 개발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100이라면, 삼성의 통합 솔루션을 이용하면 80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이 선회한 배경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초격차 전략이 더는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티에스엠시보다 먼저 3㎚ 양산을 개시하며 기대를 걸었으나, 아직도 내세울 만한 수주 실적이 없다시피 한 데다 티에스엠시와의 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수율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초미세화가 어느 정도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첨단 반도체에서 수율도 수익성도 나쁘다 보니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보다는 5~10㎚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대안으로 들고나온 ‘원스톱 서비스’ 전략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엔비디아는 이미 티에스엠시(파운드리)-에스케이하이닉스(메모리)와의 3각 공조 체제를 두텁게 다져놓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다양한 팹리스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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