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보다 알 권리?…“‘밀양 피해자’ 여전히 불안정…‘보통의 삶’ 응원해달라”

이수민 2024. 6. 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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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유튜브 채널이 가해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면서 20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이 있습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은 피해자로부터 당시 사건 판결문을 받아놨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하는 한편, 피해자의 음성을 변조하지도 않고 통화 녹취를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중의 하나로,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밀양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생계비 지원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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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잘못된 정보와 알 수 없는 사람이 잘못 공개되어 2차 피해가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자매 (대독)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이 가해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면서 20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밀양 성폭행 사건'입니다.

해당 유튜버는 가해자들의 이름, 얼굴, 나이, 직장 등을 공개했고, 이로 인해 가해자가 일하던 식당이 폐업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었습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은 피해자로부터 당시 사건 판결문을 받아놨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하는 한편, 피해자의 음성을 변조하지도 않고 통화 녹취를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유튜버들의 행동은 모두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일상에서 평온할 권리, 국민의 알 권리에 우선하는 '생존권'"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오늘(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일상에서 평온할 권리는 국민의 알 권리에 우선하는 생존권"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는 지인에게 연락을 받아 알게 됐다"며 해당 영상들은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의 협의나 소통 없이, 마치 피해자의 뜻인 것처럼 콘텐츠가 생산돼 올라가면서 피해자가 괴로워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피해자에 대한 비난으로 가는지 아니면 피해자에 대한 조건 없는 연대와 위로가 마련되는 장으로 가는 과정인지 긴장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경 이사도 "20년이 흐른 지금, 피해자는 주거환경도, 사회적 네트워크도, 심리적·육체적 건강도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전혀 예기치 못했던 온라인에서의 가해자 신상 공개가 시작되면서 피해자는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피해자 자매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기자간담회에선 대독 형식으로 피해자 입장도 공개됐습니다.

피해자 자매는 입장문을 통해 "댓글을 보니 저희를 잊지 않고 이렇게 많은 시민분들이 제일 같이 화내주고, 분노하고, 걱정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혼자가 아니란 것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경찰, 검찰에게 2차 가해 겪는 또 다른 피해자가 두 번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잘못된 정보와 알 수 없는 사람이 잘못 공개되어 2차 피해가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호소했습니다.

이와 함께, 피해자 자매는 가해자 신상 공개와 관련된 영상은 "피해자 남동생이 보낸 메일로 인해 오해가 있었지만, 피해자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피해자 생계비 지원 모금 운동 화면


■"피해자가 보통의 삶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지원해야"

기자간담회가 거의 끝나갈 때쯤, 이미경 이사는 "피해자가 보통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왜 아직도 수치심을 느껴야 하냐"며 "가해자가 느껴야 할 수치심을 피해자에게 씌우지 말고, 각자 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나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 중의 하나로,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밀양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생계비 지원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기부는 상담소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온라인으로 할 수 있습니다.

상담소 측은 여러 재정 공시나 자료를 통해 모금액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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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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