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점 재협상" 野 "남은 상임위 채워야"…원 구성 난항(종합)

여야 원 구성 협상 평행선에 '반쪽 국회' 파행 거듭
野, 與 사임한 일부 상임위 단독가동…정부기관장들도 불참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유미 기자 = 22대 국회 원(院) 구성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반쪽 국회'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구성한 11개 상임위는 이미 사임계를 낸 국민의힘 의원들의 보이콧과 기관장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고, 남은 7개 상임위는 구성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대한 여야 합의를 통해 원 구성을 완료하고 상임위를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가져간 11개 상임위를 백지화하고 법제사법위를 돌려주는 등 "의회 폭거에 대한 정상화 조치"가 없는 이상 협상에 임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원내 과반 다수당인 민주당은 일단 이 같은 여당의 요구를 들어줄 여지가 없다고 밝히는 등 여야가 여전히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원 구성이 완료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野 본회의 계획 무산…與 "먹고 남은 자리 들러리 못 서"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 10일 단독 본회의에서 법사·운영위 등 11곳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부터 "13일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곳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하자"는 주장을 펴 왔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오후까지 각자 입장만 되풀이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고, 이날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하겠다던 민주당의 계획도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야권이 법사·운영위 등 핵심 상임위원장을 11개나 골라가고 선심 쓰든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을 받아오는 것은 거대 야당의 독주에 '들러리'를 서는 것과 다름없다며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의회 독재로 상대 당을 짓밟은 채 마음대로 가져간 11개 상임위원장을 다시 내놓고 백지화한 뒤 원점에서 재협상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민주당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관계자는 "당장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이 7곳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하면 민주당도 본회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의지가 없는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당이 불참할 경우 이날 우 의장이 야당 단독으로 다시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까지 야당에 몰아주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오지만, 우 의장은 최대한 여야 합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를 중재해야 하는 의장 입장에서 다시 야당 단독 본회의를 열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내주 후반까지 7곳은 공석 상태로 협상이 계속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野 단독개최·與 보이콧·기관장 불참…파행 되풀이하는 상임위

민주당은 단독 구성한 11개 상임위들을 하나둘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이들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국민의힘 의원들과 각 상임위 소관 기관장들이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전날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지 않았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만 참석했다.

이날도 보건복지, 국토교통, 행정안전 등 상임위 회의가 소집됐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며 야당 의원들만의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복지위 소속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회의에서 "여당 의원님들이 빨리 회의에 나왔으면 좋겠다"며 "못된 얘기를 가르치는 데 있어 '오냐오냐'하는 것보다 회초리로 가르치는 게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도 "소속 기관장들도 나오지 않고, 업무보고 요청에도 답이 없다"며 "국회의 권능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근 상임위 간사들과 오찬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상임위 회의를 중계하는 방안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의원들이 꾸준히 상임위 활동을 하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장·차관 등 기관장들의 상임위 불출석이 여당의 '종용'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무슨 말이든지 하는 곳 아니냐"며 "정부에 이를 공식으로 요청한 바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구성한 상임위에 참가하는 대신 자체 특위를 통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이 공감하는 민생정당, 유능한 정책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당정 간 긴밀히 협의가 필요하고, 이에 답하기 위한 것이 바로 특위"라며 "여당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과정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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