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400억 과징금 맞자 “로켓배송 막히면 소비자 피해”

홍대선 기자 2024. 6. 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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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 등 자기 상품의 판매 밀어주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통업계 최대 규모인 1400억원대 과징금 제재를 받자, 로켓 배송 서비스와 투자 중단 의사를 비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은 "만약 공정위가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국내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쿠팡이 약속한 3조원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계획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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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상품 밀어주기 관련 공정위 제재
쿠팡 본사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 등 자기 상품의 판매 밀어주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통업계 최대 규모인 1400억원대 과징금 제재를 받자, 로켓 배송 서비스와 투자 중단 의사를 비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쿠팡의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이용한 구매후기 작성 및 높은 별점 부여라는 위계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라며 “로켓배송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쿠팡은 13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공정위 제재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고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쿠팡은 “매년 수십조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하여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 왔다”며 “로켓배송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지금 같은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 소비자들의 막대한 불편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쿠팡이 자기 상품의 검색 순위를 높이기 위해 임직원을 동원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지 않고, 앞으로 로켓배송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소비자를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

향후 투자 계획의 철회 가능성도 내비쳤다. 쿠팡은 “만약 공정위가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국내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쿠팡이 약속한 3조원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계획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쿠팡은 중장기 물류 투자 확대 계획에 따라 오는 20일 개최할 예정이던 부산 첨단물류센터 기공식도 취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 이천과 경북 김천에 들어설 물류센터 착공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쿠팡 쪽은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 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을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의 제재에 ‘초강수’로 맞서는 모양새다.

쿠팡이 반박자료를 내자, 공정위도 이날 바로 보도설명자료를 냈다. 공정위는 “위계행위를 중지하더라도 로켓배송 상품 등에 대해 검색광고, 배너광고, 검색결과에 대한 필터 기능 적용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로 인해 로켓배송 서비스가 불가능해지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1위 사업자인 쿠팡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1% 감소했지만, 지난해말 인수한 명품 판매 플랫폼 ‘파페치’ 손실 영향이 컸다. 대형마트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정도로 시장을 장악한 자신감을 토대로, 쿠팡은 지난 4월 유료회원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58.1% 인상하기도 했다.

쿠팡은 대부분의 매출을 한국에서 내고 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다. 한국 법인인 ㈜쿠팡의 지분 100%를 미국의 모회사(쿠팡Inc)가 갖고 있고, 쿠팡Inc의 의결권 76.7%를 김범석 의장이 갖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쿠팡은 알고리즘 조작이 유통업계의 상품 진열 방식에 대한 업계 관행이라는 구차한 변명을 중단하고 피해업체와 소비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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